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자산에는 부채가 포함된다. 남의 돈이지만 이 돈이 지렛대 효과를 발휘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올 것을 기대하며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만큼의 부채를 자산으로 보아야 할까?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자금의 유입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실제로 기업이 자기 자본을 적게 들이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부채의 연간 이자율을 감당하고도 수익이 높아지면 외부 자금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지면 성장보다 파산에 가까워진다. 많은 금액일수록 이자와 원금 상환이 부담이 되고 혹여 매출부진을 겪게 되면 더 많은 부채를 끌어와서 기업의 가치는 떨어지고 급기야는 파산으로 가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채는 투자비용으로 이에 대한 이자 지출이 많아지면 세제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면 해당 기업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고 있음을 시장에 알리는 것이고 이로 인해 활동적인 기업임을 알릴 수도 있다. 분명 긍정과 부정의 면을 가지고 있어 이의 사용을 무조건 만류하지 못한다. 다만 적정한 부채비율이 관건이 될 것이다. 사업 분야마다 적정 부채비율이 달라 기업건전성을 평가할 때 이를 참고로 한다. 

부채의 총량도 문제이지만 부채의 질도 문제가 된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으면 건실한 기업이라 안심할 수 있겠지만 어떠한 성격의 부채인가를 보아야 안전을 확신할 수 있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여 자기자본만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과정과 성질을 따져보아야 한다. 국가부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날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부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해마다 예산이 늘어나 부채도 늘어난다며 안일한 사고로 이를 방관하고 있다. 단순히 GDP 대비 비중을 말하기보다 그 수준을 따져보아야 한다. G20국가의 평균치와 비교할 것이 아니다. 그들은 내수 비중이 수출입 비중을 넘어서서 우리와 경제 수준이 다르다. 따라서 선진국과 비교하며 안심해도 된다는 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쇼이다. 

나라의 재정은 금융위기 또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최종적으로 위험을 완충할 수 있는 방파제가 돼야 한다. 요즘처럼 경제가 활력을 잃어버리고 시중금리의 인상요인이 팽배할 때 국가재정마저 위험지수가 높다면 국민들은 매우 불안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적 요소에 매우 민감하고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보다 재정건전성에 보다 안정성을 두어야 한다. 또한 공공부채와 아울러 민간부채도 재무 건전성의 관리가 필요하다. 민간 역시 지속적 부채수준의 증가로 금리인상의 경우 혼란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기가 발생한 다음에 사후적 처리보다 사전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전체의 시야에서 이러한 요소요소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전반적인 재정 건전성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시장금리가 움직이면 경제 주체들의 금융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이는 바로 가계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막아 경기가 더 얼어붙게 만들 것이다. 또한 정부의 내수부양정책의 효과를 방해할 것이다. 금리 상승은 해외 자본을 끌어오고 이는 달러공급의 확대로 인해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환율하락으로 우리의 경상수지가 더 악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분에 고립되지 말고 나라 전체의 시스템적 차원에서 금융체계가 온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과다 차입을 스스로 제어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재정의 부채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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