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8.11.27
개신교인들의 ‘창조’에 대한 인식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설문결과는 지난 8월 출간한 ‘지질학과 기독교신앙(IVP)’에 실렸다. ⓒ천지일보 2018.11.27

“창세기 1~3장=역사적 사실

진화론으로 복음 변질 우려”

교육 후 창조론 인식 바뀌어

교인 5명 중 3명 “설교 영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정창균 총장) 교수들이 최근 창세기 1~3장의 해석의 한 교리인 ‘유신진화론’을 전격 배격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창세기 1~3장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진화론이 더해진 ‘유신진화론’을 거부했다.

합신대 교수들은 “근대 등장한 진화론은 어떠한 모양으로 개진된 것이든지 하나님의 직접적 창조를 부인한다는 점에서 성경의 창조론과 어긋난다”며 “이러한 사태는 신학자들의 사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목회자들의 성경 이해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구원을 받아 신앙을 이어가야 할 다음 세대의 복음 이해도 변질시키고 있다”고 성명 발표 이유를 밝혔다. 합신 교수들은 “신학교와 교회는 성경이 문자적으로 말씀하는 창조 교리를 소중히 간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2일 개최된 ‘창조와 진화: 교회 안의 긴장과 공존’ 주제의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 제12회 콜로퀴움에서는 개신교인들의 ‘창조’에 대한 인식과 관련한 여론조사가 발표돼 화두가 됐다. 개신교인 중 상당수는 성경에 기록된 창조에 대한 내용과 과학적인 사실상 배치되는 부분에 대한 혼란을 갖고 있었다.

응답자 중 성경에 기록된 문자 그대로를 해석해 지구 나이가 6000년에서 1만년이라고 믿는 ‘젊은 지구론’을 신뢰하는 신앙인은 15.1%에 불과했다. 과학적인 지질학적 연대 측정 결과인 45억년에 달하는 ‘오랜 지구론’을 믿는 개신교인이 과반수인 55.3%를 넘었다. ‘잘 모름’도 29.6%로 상당했다.

그러나 개신교 측에서 각 이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후에는 조사결과가 바뀌었다. ‘젊은 지구론’을 신뢰한다는 결과는 28.6%로 대폭 증가했으며, 도리어 ‘오랜 지구론’은 52.3%로 감소했다. ‘잘 모름’도 19.1%로 줄었다. 한국교회의 교육이 개신교인들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설문 조사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응답자들은 ‘우주, 지구, 생명의 기원 등에 대한 생각에 영향을 받은 요소’를 질문한 결과(복수응답)로는 ‘교회 설교/강의’와 ‘학교 수업’을 61.9%와 58.2%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다음으로 ‘책’ 40.9%, ‘언론매체’ 26.4%, ‘인터넷/SNS’ 25.7%, ‘사회 단체 강의/교육’ 12.4%, ‘주위 사람’ 9,8%, ‘기타’ 2.3%, ‘없다’ 2.8%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목회자들의 인식에 따라 개신교인들의 과학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한 통계다.

한편 이 설문에서는 개신교인들이 성경의 창조에 대한 기록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과학적으로도 틀림없는 사실이다’라고 믿는다는 응답이 42.0%에 달했다. ‘신학적 교훈이 핵심이므로 과학적으로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라는 응답도 41.2%나 됐다.

‘아담의 실재’에 대해서는 ‘실제 존재했던 인물’로 보는 개신교인이 63.5%였다. ‘창조와 진화’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모든 생물을 각기 그 종류대로 창조하셨다’는 창조론 지지 입장이 64.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하나님의 섭리 하에 현재의 생물 종류로 진화됐다’는 유신 진화론이 16.9%였으며, ‘하나님 없이 현재의 생물 종류로 진화됐다’는 무신 진화론은 11.5%였다.

그렇지만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의심해 본 경험’이 있다는 개신교인도 59.0%로 절반이 넘었다. 이들은 성경과 과학의 내용이 배치될 경우 ‘하나님 말씀이므로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37.2%, ‘여전히 의심을 품고만 있다’ 25.3%, ‘의심이 가는 내용은 과학적 사실을 더 믿는다’ 21.0%, ‘어떤 것이 사실인지 알아본다’ 13.7%, ‘기타’ 2.8% 등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 내용과 과학의 주장이 엇갈릴 때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성경의 기록을 믿는다’는 사람이 76.1%로 가장 많았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인식’을 주제로한 이 설문조사는 올해 상반기 전국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상대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설문조사결과는 지난 8월 출간한 ‘지질학과 기독교신앙(IVP)’에 실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