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중국 중부 헤난성의 정저우 시의 한 교회가 중국 정부의 탄압에 의해 파괴돼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6월 중국 중부 헤난성의 정저우 시의 한 교회가 중국 정부의 탄압에 의해 파괴돼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까지 3078명 살해당해

개신교, ‘동반자선교’로 전환

北, 16년째 최악의 박해 지역

美, 北 종교박해 우려국 지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동과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종교 박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톨릭 계열 비정부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Aid to the Church in Need)’가 발표한 종교의 자유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10명 중 6명이 종교의 자유 침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8개 국가에서는 종교 간 차별과 박해가 발견됐다. 이 조사는 전 세계 19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종교자유 침해가 발견된 38개국 가운데 17개국에서는 심각한 종교적 차별이 나타난 것으로 지적됐다.

ACN 보고서는 “기독교인들을 비롯한 소수 종교인들이 테러의 위험과 함께 보편적·현재적 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다”면서 “전 세계 초국가주의(ultra-nationalism)가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과 같은 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며 중국과 인도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밝혔다.

다른 보고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종교에 대한 박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개신교 선교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지구상 60개 박해국가에 살고 있는 51억명 중 약 8억명의 그리스도인이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27%인 2억 1500만명은 높은 수준의 박해를 경험했다. 지난해 말까지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이들만 해도 3078명이다.

이처럼 박해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개신교는 선교 전략을 놓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이 지난달 진행한 제1회 동반자 선교 포럼에서 김영동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중국과 인도 등 사회주의권에서 기독교 박해지수가 높아지고 선교사 입국 거절과 비자 제한 등 기독교 선교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선 특히 양자간·다자간 협력을 도모하는 게 중요하다”고 ‘동반자선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동반자선교는 교회를 개척해 선교사가 주체적으로 사역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교회 사역을 보완하고 돕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선교다.

김 교수는 “현지에 이미 교회가 있는 곳이라면 선교사는 그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사역을 펼쳐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교사가 경쟁적으로 교회를 세우는 모습은 자칫 선교를 사적인 사업으로 비춰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10년 넘게 사역을 해온 정균오 선교사도 현지교회와의 협력은 선교사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교사가 낯선 선교지에서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는 시행착오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다”며 “현지교회와 협력할 경우 안정적으로 선교를 이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동반자 선교의 장점으로 ▲선교사들이 낯선 문화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정서적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점 ▲질병 교통사고 폭력 사태 등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 ▲장기 비자나 영주권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 개선되지 않는 북한의 종교자유

ACN 보고서에서 종교 자유 억압이 심각한 것으로 언급된 북한은 사실 십수년 동안 종교자유가 허락되지 않은 곳으로 분류된다. 오픈도어선교회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16년째 박해 순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북한 내 기독교 신자들은 대부분 수용소에 갇혀 있으며, 가족끼리도 서로의 신앙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실제로 북한은 폭력 등 부분에서 수치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품고 기도해야 할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시행이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국경이 완전히 닫힐 경우 북한 주민과 성도들을 돕는 손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 “핵 개발은 멈춰야 하나 북한 성도들을 도와야 하는 입장에서 성도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더해 중국에서 계속되는 선교사 추방, 한인교회 폐쇄 정책 등 기독교 박해가 한중관계 개선으로 중단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의 종교 억압에 대한 문제는 미국도 관심이 높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북한 주민의 종교자유가 조직적으로 침해당한다는 이유로 북한을 16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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