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스님. (제공: 초기불전연구원)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 (제공: 초기불전연구원)

초기불경 ‘위방가’ 국내 첫 완역
초기불전연구원 각묵스님 번역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초기 불교 핵심 경전인 ‘위방가’가 국내 최초로 한글로 완역됐다.

불교 경전은 크게 승단의 규범을 담은 율장(律藏), 부처와 직계 제자들의 설법을 담은 경장(經藏), 불법(佛法)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논장(論藏)으로 나뉜다. 이 중 위방가는 논장에 속하는 일곱 가지 논서(論書)로, 칠론(七論)의 두 번째에 해당한다.

위방가를 번역한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은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책을 소개하며 “부처님은 ‘나의 제자는 법의 상속자가 되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승가는 법의 상속자가 되기보다는 재물의 상속자가 되는 것에 더 몰두하는 것 아닌가 반성한다”고 말했다. 불교계가 문화재 같은 재물 상속에 관심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기본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묵스님은 한국불교가 제대로 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깨달음을 얻으려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무슨 말씀을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그분의 가르침을 통해 화두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무대포’로 수행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기본을 놓친 채 깨달음을 얻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이 번역한 위방가는 초기불교 교학과 수행의 핵심 주제 18가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담은 책이다. 스님은 산스크리트어 방언인 팔리어로 쓰인 원전을 2년에 걸쳐 번역했다. 두 권짜리로 전체 1200쪽 분량이다.

위방가는 2권으로 출간됐다. 1권은 18장으로 구성된 위방가 원문 중에서 1~8장을, 2권은 9~18장을 싣고 있다. 위방가 18장은 초기불교의 교학, 수행, 지혜, 법 등 네 가지 큰 주제로 구성된다. 각 장은 여러 분석 방법을 동원해 이러한 주제들을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위방가 번역에 앞서 각묵스님은 경장 5부 중 첫 번째인 ‘디가 니까야’를 2006년 교계 최초로 번역했으며, 2009년에는 ‘상윳따 니까야’를 6권으로 번역해 출간했다.

각묵스님은 1979년 사미계, 1982년 비구계를 받고 7년간 선원에서 안거한 뒤 인도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인도 뿌나 대학교에서 10여년간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을 배웠으며,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 스님과 함께 율장·경장·논장 등 팔리어 삼장(三藏)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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