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카자흐스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특별전에서 공개된 기마인 장식 원형 향로(복제품) ⓒ천지일보 2018.11.27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카자흐스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특별전에서 공개된 기마인 장식 원형 향로(복제품) ⓒ천지일보 2018.11.27

국립중앙박물관 특별展

역사·문화 담긴 450점 공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자유인이 사는 땅 또는 변방인이 사는 땅.’ 카자흐스탄의 뜻이다.

카자흐스탄은 동서로는 알타이산맥에서 카스피해까지, 남북으로는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 지대에서 시베리아까지 펼쳐져 있는 곳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카자흐’는 튀르크어로 ‘자유인, 또는 변방의 사람’을 뜻한다. ‘스탄’은 땅을 의미한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진 나라로 한국의 약 27배의 크기다.

이와 관련,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카자흐스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특별전을 마련했다.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450여점의 전시품을 선보였다.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경주 ‘계림로보검(보물 제635호)’을 조명했다. 계림로보검은 양날이 있는 검(劍)으로 신라 고분에서 출토되는 한쪽 날만 있는 도(刀)와는 형태가 다르다. 이 보검은 카자흐스탄 보로보예 출토 보검 장식과 형태가 비슷해 일찍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에서 공개된 황금인간 ⓒ천지일보 2018.11.27
전시에서 공개된 황금인간 ⓒ천지일보 2018.11.27

또한 카자흐스탄 악타스티 고분군, 카나타스 고분군, 레베둅카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제품의 세공기술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계림로보검은 광활한 초원길을 따라 신라로 전해진 동서문물 교류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다.

전시의 1부 ‘대초원 문명, 황금으로 빛나다’에서는 카자흐스탄 국가의 상징인 이식 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을 비롯해 탈디, 탁사이, 사이람 유적지의 황금문화재도 공개됐다.

이식 쿠르간은 여느 쿠르간들과 달리 발굴 당시 온전히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기에 연구자들이 매장 의례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특히 관모, 옷, 신발 등 의복의 형태와 의복에 부착된 장식, 부속품, 무기의 형태와 칼집 장식을 복원할 수 있었다. 그 최종 결과물로 피장자의 의복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모형을 만들었다.

황금인간은 얼굴을 새긴 반지도 끼고 있었다. 이 반지는 주조로 제작됐으며 묵직하게 속이 차 있다. 윗면은 크고 둥근 모양이다. 고리 부분은 폭이 좁고 납작하다. 윗면에는 캅카스인이 특징이 드러난 두상 측면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얼굴을 살펴보면, 굽은 선을 새겨 넣은 부분이 있는데, 모자 또는 독특한 머리 모양으로 보인다.

튀르크인 조각상. ⓒ천지일보 2018.11.27
튀르크인 조각상. ⓒ천지일보 2018.11.27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 강건우 학예연구사는 “반지 등 장식으로 보아 통치자이거나 전사로 보인다”고 밝혔다.

2부에서는 ‘초원, 열린 공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은 동서양 문화와 산물의 교차로이자 다양한 민족의 이동과 성쇠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공간이다. 초원에서 길을 열고 길을 오가며 살아온 사람들, 그 사람들의 흔적을 환경, 사회, 의례, 이슬람문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봤다.

3부에서는 ‘유목하는 인간, 노마드’의 삶을 담았다. 드넓은 초원에서 살아온 유목민의 애환이 담긴 중앙유라시아의 보물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혹독한 환경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유르트를 형상화한 구조물과 카자흐스탄 전통 카펫인 ‘시르마크’,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악기인 ‘돔브라’, 화려하게 장식된 여성용 안장인 ‘아이엘 에르’ 등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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