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출처: 게티이미뱅크)
현금. (출처: 게티이미뱅크)

11년 동안 4회에 걸쳐 독점 계약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발주한 5~8호선(구 도시철도공사) 승강설비 유지보수계약이 11년 동안 1개 업체와 450억원 이상 독점 계약돼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은주 의원(노원 제2선거구)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발주한 5~8호선(구 도시철도공사)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의 승강설비 유지보수계약을 분석한 결과, 한 업체가 4회에 걸쳐 45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지난 8~9일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의 독점계약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구체적인 계약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10여년 이상 특정업체가 서울교통공사의 승강기 유지보수 계약을 따낸 것을 밝혀냈다.

과거 서울지하철은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로 구분됐다. 하지만 2017년 5월 두 운영기관을 통합해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했다.

이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출범 이전에 분리 운영되던 서울메트로는 승강편의시설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업체가 달라졌던 것에 비해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2009년 이후 특정업체가 모든 유지보수 계약을 따냈던 것은 석연치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9년부터 도시철도공사 유지보수업체로 선정된 태성엘리베이터의 경우 가격입찰에서는 하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적격심사 결과, 가격입찰에서 1등한 업체가 서울교통공사(구 도시철도공사)에서 제시한 실적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가격 순위가 낮았음에도 최종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기간의 한계로 2009년 이후의 자료를 분석했지만 그 이전의 자료까지 확인한다면 특정업체의 계약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적격심사는 저가입찰 방지 및 기술력 있는 업체 선정을 도모할 수 있으나 과도한 실적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 업체에게 10여년 이상 유지보수 계약을 몰아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전체 승강설비 유지보수 계약기간이 2019년말로 종료되기 때문에 현재 호선별로 묶어서 입찰하는 방식에서 탈피하고 권역별로 세분화해 유지보수 계약을 추진할 경우 과도한 실적제한에 따른 특정업체의 독점계약을 탈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업체별 경쟁으로 입찰 취지에 맞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권역별 분리발주에 따른 승강이동편의시설 유지보수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며 “승강기 이용편의 역시 증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가장 공정해야 할 서울교통공사의 입찰 과정에서 10여년 넘게 한 업체가 계약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은 서울교통공사의 계약업무가 안이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승강편의시설 입찰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공정한 경쟁과 이 통한 시민편의가 증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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