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DB

R&D 투자 1조 7천억대 눈앞

AI·빅데이터 등 스타트업 투자

타사보다 R&D 집중도는 낮아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현대자동차가 3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자동차 시장에 대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차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R&D 비용은 1조 6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R&D 집중도(매출액 중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는 2.3%를 기록했다. 특히 R&D 투자액이 1조 7000억원대 진입을 앞두면서 현대차는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독자기술 개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R&D 투자 확대에 따른 성과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1~3분기 국내외에서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지난해 말보다 8.4% 증가한 총 3만 2643건이다. 특허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증가한 2만 8796건, 디자인은 3847건이다. 특히 현대차는 친환경 주행, 모바일 서비스, HMI(유저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선행특허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5년 1월 이후 2018년 9월 말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 출자 내역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는 총 20곳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인공지능(AI) 8곳, 빅데이터 6곳, 기타 6곳 등의 스타트업 분야에 투자했다. 15곳이 해외 소재 스타트업으로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싱가포르의 카헤일링(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그랩을 포함해 ▲카넥스트도어(호주) ▲미고(미국) ▲임모터(중국) ▲레브(인도) 등이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서비스 업체인 그랩에 지난 1월 2500만 달러 투자에 이어 이달 1억 7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기아자동차 투자비 7500만 달러를 합하면 총 2억 7500만 달러를 투입하게 되는 것. 이는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가운데 역대 최대치다.

AI 관련 투자 업체는 대부분 자율주행 등 미래차 관련 스타트업이다. 이스라엘의 오토톡스를 비롯해 ▲옵시스(이스라엘) ▲메타웨이브(미국) ▲퍼셉티브 오토마타(미국) 등 해외 업체 6곳과 스트라드비전 등 국내 2곳이다. 기타 투자 업체의 경우 아이오닉 머티리얼(미국) 등 배터리 개발 등 에너지신사업 업체 4곳과 웨이레이(스위스) 등 증강현실(AR) 업체 2곳에 각각 투자했다.

현대차는 R&D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R&D 집중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의 올 3분기 R&D 집중도는 2.3%이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평균 매출의 4%대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R&D 집중도는 ▲폭스바겐 6.3% ▲BMW 5.5% ▲다임러 4.9% ▲GM 4.9% ▲토요타 3.4% 등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R&D 투자 규모. ⓒ천지일보 2018.11.25
현대자동차 R&D 투자 규모. ⓒ천지일보 20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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