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완전복구 일주일 예상
황창규, KT아현지사서 고개 숙여
“재발방지책 시행·적극 보상할 것”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지난 24일 서울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서대문구를 비롯한 주변 지역 일대에 발생한 통신장애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광케이블과 전화선 등 통신 핵심 설비가 불에 타면서 완전복구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이번 화재에 인명피해는 일어나진 않았지만 KT아현지사 회선을 이용하는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통신장애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KT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 등에서 이틀째 통신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는 끊어졌으며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도 ‘먹통’이 되는 등 피해가 크다.
KT는 오전 9시 기준 전체적인 통신장애 복구율은 50%를 넘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이동전화 기지국은 60%, 일반 인터넷(카드결제 포함)은 70%, 기업용 인터넷 회선은 50% 복구됐다.
KT는 “전날 오후 9시 30분께 화재 진압이 완료되자 오후 11시부터 직원들이 방독면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통신구 진입을 시도했으나 소방당국에서 안전상 문제로 진입을 불허했다”며 “신속한 복구를 위해 케이블을 지하 통신구가 아닌 외부에서 건물 내 장비까지 연결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창규 KT 회장은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에 직접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고개 숙여 사죄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KT는 25일 오전 11시 25분께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황 회장 명의로 자사 고객에게 발송했다.
황 회장은 문자메시지에서 “소방청과 협조해 원인을 찾고 있다”며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10시 50분 현재, 이동전화는 53%, 인터넷 77% 등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KT는 모든 역량을 기울여 이른 시일 내 완전복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재원인에 대해 황 회장은 소방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등 전국 모든 통신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통신장애를 입은 KT 고객들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약관에 따르면 고객 책임 없이 3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시간당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과 협의를 거쳐 손해배상을 하게 돼 있다. IPTV 서비스 이용자들은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를 보상한다. 다만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이나 이용자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서비스 중단이 나타날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 24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에 208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불이 난 지 10시간 만인 오후 9시 26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통신구 내 광케이블과 구리전화선 150m가 소실돼 소방서 추산 8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