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곤 예수사랑선교회 목사

▲2008년 5월 태풍 피해로 집을 잃은 미얀마 사람들을 위해 김범곤 목사는 집을 짓는 등 구호활동을 했다. 사진은 김범곤 목사와 미얀마 아이들. 예수사랑선교회 제공

무료급식 20년간 실천… 국내외 구호활동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이다.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노숙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독 노숙인이 많은 서울역 지하도에는 식사 시간이 되면 줄을 지어 급식을 기다리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예수사랑선교회(목사 김범곤)가 서울역에서 아침과 저녁에 노숙인들에 무료급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곤 목사는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무료급식을 20년간 해오고 있다. 김 목사는 “초창기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에게 급식을 하다 보면 노숙인들이 몰려 온다고 경찰들이 와서 제지를 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목사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국가를 초월한 헐벗고 굶주린 세상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알콜 중독자에서 봉사자로
김 목사는 우여곡절이 많은 삶의 주인공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해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14살에 초등학교 5학년으로 입학했고 그때서야 한글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공부를 잘 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을 그만둬야 했다. 2년을 쉬고 다시 시험을 쳐서 고등학교에 재입학했다. 고 3때는 징집영장이 나와 육군 제3사관학교 시험을 쳐서 합격한 뒤 입대를 미루기도 했다.

 그는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난 후 제대를 했지만 하는 일마다 꼬이고 실패하자 방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삶에 대한 비관으로 담배와 술로 살아가다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노숙인 생활에 접어든 것이다.

▲2010년 노숙인들이 서부역 사랑의 등대에 줄을 서서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다. 예수사랑선교회 제공

그러나 우연히 부흥회에 참석한 뒤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신앙에 신실한 부인을 만나 신학공부까지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노숙인 생활을 할 정도로 삶이 힘들었고 그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무료급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출한 청소년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밤 11시에 지하도에 나가 노숙인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

◆최고의 후원자는 하나님
무료급식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으로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는 “지금까지 누구에게 후원을 해 달라고 요청하며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항상 하나님이 필요한 만큼 부어주셨다”고 밝혔다. 금전적으로 부족할 때마다 후원자들이 나타나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김 목사는 후원자들이 주는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 생활하고 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손을 보여주며 이 손은 목사의 손이 아니라 목수의 손”이라며 서부역에 있는 예수사랑선교회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10년, 5년 함께하는 무료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급식을 해올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또 노숙인으로서 김 목사를 만나고 생활과 생각이 변화되어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10여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새사람 훈련 받아 사회로 복귀
국가 차원에서도 노숙인들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고 있다. 그런 노숙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일해 온 김 목사는 밥만 주는 봉사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주에 새사람 훈련센터를 통해 실직자, 노숙인, 무의탁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과 숙소를 제공하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신앙생활로 해결해 나가야지 돈을 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숙인들이 돈이 생기면 저축을 하기보다는 술, 경마장 등에 다 써버리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김 목사는 1995년부터 퇴계원, 황간, 평창동, 양주 등에서 합숙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는 “합숙훈련을 거친 사람들 중에는 정상적으로 사회인이 되어 사업, 직장생활과 가정생활도 꾸리며 새 출발을 하는 사람들이 매년 40여 명 정도 나온다”고 흐뭇해했다.

▲2006년 파키스탄 텐트촌 이재민들에게 전기장판 1200장을 보급했다. 예수사랑선교회 제공

◆국내외 재해재난 구호활동
김 목사는 노숙인 무료급식뿐 아니라 국내외 재해재난지역에 출동해 긴급구호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사랑의 등대(기독교 긴급구호센터)라는 명칭으로 새사람 훈련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사람들 중에 희망자들에 한하여 긴급구호요원으로 선발한다.

 2만여 명이 취사할 수 있는 장비와 봉사요원 등의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태풍 루사(2002년), 태풍 매미(2003년), 강원도 인제 홍수 피해(2006년), 태안 기름유출 방제 작업(2007년) 등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국외사역으로는 미얀마, 파키스탄 등 긴급구호 활동을 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무료급식, 무의탁자를 위한 텐트 빌리지, 텐트촌 웨딩사업, 전기장판 등을 공급했다”며 “무슬림 지역에서 개신교 목사로서 활동했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들이 당신은 개신교인이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에 파키스탄에서 구호활동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파기스탄 지도층의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