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경회루는 우리나라에서 단일 평면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누각이며, 간결하면서도 호화롭게 장식한 조선 후기 건축물 중 으뜸으로 꼽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 중 그 수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정자는 주변 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정자는 개인이 사적인 용도로 짓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연의 경치가 보이는 후원 마당이나 뜰에 많이 세워졌는데 이곳에서 멋진 자연 경관을 즐기며 쉼을 누리고, 더불어 예를 갖춘 장소로써 손님을 모셨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경치나 전망이 좋은 곳에 아담하게 정자를 세워 심신의 피로를 풀고 사색의 공간으로서 즐겼다. 용도는 친한 벗들과 풍류를 즐기기도 하고, 독서와 마음의 수양을 닦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정자가 세워진 곳은 대게 자연과 조화되는 방향으로 위치해 있다. 주변의 지세와 어울리도록 경우에 따라 크게 짓거나 아담하게 지어졌다. 주로 유람(전체를 보는 것)문화가 발달된 지역의 풍광 좋은 계곡이나 강변 또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토론의 장소로서 적합한 곳이기 때문이다.

정자가 개인적인 용도로 많이 쓰인 반면 누각은 공적으로 이용된 공간으로 주로 정치행사나 연회를 베풀 때 쓰였다.

▲ 경남 창원에 있는 故 이승만 전대통령 별장 옆 육각정자. 나무로 짜여져 있으며, 지붕은 갈대로 덮었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정자와 누각을 합쳐 일컫는 말을 ‘누정’이라 하는데 누정은 대게 풍(風) 망(望) 관(觀) 송(松) 등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정자와 누각. 즉, 누정은 규모와 쓰이는 용도가 비록 다르지만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곳이란 의미는 같다. 그런 의미에서 누정의 입지 유형 또한 비슷하다. 함께 어울려 지어지기도 하지만 용도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으로 나눠진다는 특징이 있다.

누정의 입지는 강이나 계곡 옆, 연못 주위, 강변 절벽이나 암반이 좋은 곳, 강이 휘어져 돌아가는 곳의 절벽 위, 언덕 위 등에 위치한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하나가 돼 삶을 즐기며 자연에서 배우고 마음을 수양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문화관광지로 검색되는 정자만 해도 106개 정도이며, 약 110여 개의 정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년 4월에 완공 목표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으로 사용될 아파트 중앙은 작은 연못과 정자가 어우러진 한국형 정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는 자연과 어우러진 정자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통해 외국 선수들이 한국적 미(美)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화한컷] 우리나라 최고의 정전, 경복궁의 누각 ‘경회루’

경복궁 근정전 서북쪽 연못 안에는 마치 궁궐 같은 누각 ‘경회루’가 있답니다.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이 왔을 때 연회를 베풀었던 곳입니다.

경복궁을 처음 지을 때 경회루는 작은 규모였지만 조선 태종 12년(1412)에 연못을 넓히면서 크게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 후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 돌기둥만 남은 상태로 유지돼 오다가 270여 년이 지난 고종 4년(1867)에 경복궁을 고치면서 경회루도 다시 짓게 됐습니다.

잘 다듬은 긴 돌로 연못 속에 둑을 쌓아 네모반듯한 섬을 만들고 그 안에 누각을 세웠지요. 경회루는 돌다리 3개를 놓아 땅과 연결되도록 했는데 이때 연못에서 파낸 흙으로 왕비의 침전 뒤편에 아미산이라는 동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경회루의 구조는 앞면 7칸과 옆면 5칸의 2층 건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각지붕 누각이에요.
태종 때에는 48개의 기둥에 꿈틀거리는 용을 조각했었으나, 다시 지으면서 지금과 같이 간결한 기둥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또한 1층 바닥에는 네모난 벽돌을 깔고, 2층 바닥에는 마루를 깔았는데 이것은 마루높이를 다르게 해 지위에 따라 맞는 자리에 앉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경복궁 경회루는 우리나라에서 단일 평면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누각이며, 간결하면서도 호화롭게 장식한 조선 후기 건축물 중 으뜸으로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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