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출처: 블로그 캡처) ⓒ천지일보 2018.6.4
휴대전화(출처: 블로그 캡처) ⓒ천지일보 2018.6.4

“곧 갚겠다”며 4억 5000만원 뜯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전·현직 영부인을 사칭해 광주·전남 유력인사들에게 사기를 친 40대 여성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23일 광주지검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영부인을 사칭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A(49, 여)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지방 유력인사 10여명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속여 당시 광주시장 B씨로부터 4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 사업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B씨는 A씨에게 그만 속아 넘어갔다. 이에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4억 5000만원을 A씨의 딸 통장 등에 보냈다.

당시는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B씨 뿐만 아니라 문자를 받은 일부 인사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지만, A씨는 경상도 사투리로 응답하며 피해자들을 속이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다른 인사에겐 자신을 현 영부인 김정숙 여사라고 속여 접근했으나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A씨와 전화통화 뒤 의심이 든 유력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경찰은 A씨와 관련된 계좌를 압수수색해 사기 행각을 밝혀냈다.

A씨는 휴대전화 판매 일을 하고 있었고, 사기 등 전과가 다수 확인됐다.

그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부 유력인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피해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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