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양초 만드는 사람이 전구를 발명하지 않았고, 마차 만드는 사람이 자동차를 발명하지 않았다. 또 우체국이 이메일을 발명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혁신이론가 마르크 기제의 말이다. 이 말은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의 변화를 핵심적으로 드러내며 수년 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기제는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 이상에서 600여개 이상의 회사나 조직체에 새로운 기술과 혁신에 대한 도전적인 사회·경제 전략을 자문해주고 있다.

최근 스포츠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스포츠몬스터’라는 스포츠테마파크를 만들어낸 위피크 홍성욱(48) 대표는 19일 2018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미래시대의 스포츠와 산업’이라는 주제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홍 대표는 스포츠몬스터 사업을 기획할 때, 전통적인 체육 활동과 다른 형태의 스포츠 사업으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정통적인 스포츠보다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기존의 스포츠를 넘어서는 사업이라야 ‘레드 오션’으로 포화상태인 스포츠사업 생태계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기존의 스포츠는 뛰어난 운동선수들이 신체적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활동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스포츠를 몸소 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점차 관심과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특히 신체적 이유 등으로 여성들은 직접 하는 스포츠 체험이나 직접 즐기는 것을 극히 꺼렸다. 이미 여러 스포츠 사업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던 홍 대표는 ‘스포츠를 스포츠로 생각하지 말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전통적인 스포츠 활동과 거의 담을 쌓은 22세 여성을 기본적인 고객으로 한 ‘세상에 없는 스포츠 놀이터’를 선보였다. 원형으로 된 풋살장, 농구대 위에 농구대를 설치한 농구코트, 골목 자투리 공간에 과감한 칼라로 물들인 농구장 등 프랑스의 전위적인 체육 시설과 선입관을 무너뜨린 벨기에 초등·중등학교 체육 시설, 호텔 내에도 탁구대를 설치한 독일 등 선진국의 파격적인 설치물과 장소 등을 둘러보고 세계 최초의 스포츠 융복합 테마파크를 설립했던 것이다.  

2년 전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지난해 고양점 등 2곳에  선을 보인 스포츠 몬스터는 약 35종의 스포츠 콘텐츠와 1600평 규모의 시설, 12미터 높이의 다이내믹한 입체 공간에서 놀이와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농구, 축구(풋살), 야구(타격연습)는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고, 디지털 존에서는 야구(투수), 축구(키커), 핸드볼(골키퍼)을 체험할 수 있으며, 레이저 사격, 다트 게임, 사이클, 인공암벽타기 등도 할 수 있다. 지상 6.5m 높이에서 6개의 장애물을 건너가는 ‘로프 코스’는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인기가 많다. 스포츠 몬스터는 평소 신체적인 이유 등으로 스포츠를 직접 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젊은이들에게 신체활동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즐거움과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2시간 기준 2만 3천원(성인)의 입장료를 받는데 하남점은 2년간 126억원, 고양점은 1년여간 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총 입장객은 95만여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 초기부터 ‘대박’이 난 스포츠 몬스터의 입소문은 해외로도 전해져 지난 8월 중국에서는 중국 최대 인터넷상거래회사인 알리바바가 투자한 이지홈 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3년 내 중국에 스포츠 몬스터 지점 3개를 오픈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한 건당 수십억원에 이르며 계약기간 동안 입장료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기로 하는 후한 조건이었다.

신종 스포츠 사업으로 사회에 공헌하며 수출길도 열게 되면서 스포츠 몬스터의 브랜드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몬스터의 사업 성공은 K팝에 이어 스포츠 문화콘텐츠로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었다. 지난 수년간 침체됐던 국내 스포츠산업은 스포츠에 관한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장을 연 스포츠 몬스터가 성공모델이 되면서 새로운 활기를 띄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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