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굳이 ‘토끼와 거북이’라는 우화를 들먹이지 않아도 보폭이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보폭이 있다. 그래서 옛말에도 ‘참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보폭을 잘 찾아서 너무 과하지도, 그리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필자는 취미로 서각이라는 것을 하는데 이번에 큰 대회가 있어서, 회원들과 몇 작품씩을 집중해서 만들어 냈다. 그런데 함께 취미생활을 해온 회원들임에도 페이스가 다 다르다. 어떤 분은 처음부터 시간에 맞춰서 차근차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감시간이 다 돼서 몰아서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제3자가 뭐라고 할 상황은 아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으로서는 그저 응원해주는 것만이 할 일이다. 그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마라톤에는 ‘그림자밟기’라는 전략이 있다. 긍정적으로는 조금 무리하더라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뒤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겠지만 숨은 뜻은 상대를 앞서지 말고 계속 그림자를 밟을 수도 있는 거리를 두고 달리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1등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무리를 하게 되고 그것이 누적되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는다. 그렇게 상대가 페이스를 잃었음을 확신할 때 비로소 앞서서 1등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제는 고인이 됐지만 무하마드 알리의 명승부 중에 하나가 바로 3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32세 때에 25세의 거칠 것이 없어보였던 조지 포먼과의 경기였다. 도박사들까지도 조지 포먼의 승리를 점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알리는 7라운드까지 계속 맞기만 했다. 대신 승부를 가를 만한 결정타는 피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림자밟기와 비슷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상대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페이스를 잃은 것이 확실하다고 느꼈을 때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려서 우승할 수 있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페이스를 잘 알고, 그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상대를 이기는 비결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툭하면 상대에 의해서 페이스를 잃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늘 공부하고 내공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무조건 빨리 가라거나 그저 푹 쉬라는 식의 조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들이 자신만의 보폭을 찾아서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의 행패를 부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보폭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늘 달리다보니 쉬는 것만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인생에서 쉬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고 달릴 때 사람은 정말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는 늘 달리기 때문에 달릴 때 행복할 수 없다면 인생의 대부분을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어떤 방법으로든 달리면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기 바란다. 그래야 인생 내내 행복한 시간을 많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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