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2일 오후 피해자 대책위로 구성된 ‘조은클래스’ 상가 분양 투자자 450여명이 부산시청 앞 광장에 모여 “기장군수는 조은D&C 투자자들의 피해 상황을 직권으로 조사 후 고발하라” “사기분양 조은클래스 계약해지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3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2일 오후 피해자 대책위로 구성된 ‘조은클래스’ 상가 분양 투자자 450여명이 부산시청 앞 광장에 모여 “기장군수는 조은D&C 투자자들의 피해 상황을 직권으로 조사 후 고발하라” “사기분양 조은클래스 계약해지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3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조은D&C가 건설 중인 ‘조은클래스’ 상가와 관련 “사기 분양”이라며 해지 요구와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피해자들의 분노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22일 오후 피해자 대책위로 구성된 ‘조은클래스’ 상가 분양 투자자 450여명은 부산시청 앞 광장에 모여 “기장군수는 조은D&C 투자자들의 피해 상황을 직권으로 조사 후 고발하라” “사기분양 조은클래스 계약해지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3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조은D&C가 애초부터 허위 분양 광고로 투자자를 모집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수백억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상가·일반 투자자 등 피해자만 무려 1000명이 훨씬 넘고 피해액도 엄청나다”고 주장하며 울분을 토했다.

집회 참석한 부부가 아이를 업고 유모차 밀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집회 참석한 부부가 아이를 업고 유모차 밀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특히 이들 대부분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노후자금까지 넣어 투자했고 투자 규모도 인당 최소 1억원대에서 많게는 5억원 이상이다.

대책위 측이 조은D&C가 사기 분양을 했다는 주된 이유는 분양 초부터 지난 5월경까지 분양투자자들에게 조은플러스(CGV 상가)와 조은클래스, 신축중인 조은몰 상가 등 3곳 상가에 대해 상호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 편리하고 초호화 쇼핑상가를 만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조은D&C는 지난 5월 17일 한 투자자에게 ‘매도 및 권리 포기 확약서’를 적어주며 ‘조은클래스 준공 시까지 브릿지 설치가 안 됐을 경우 분양자가 계약해지를 요청 시 시행사는 이를 수용한다’고 명시해 계약서를 작성했다.

지난 5월 조은D&C 측과 피해자와의 계약서. ‘조은클래스 준공 시까지 브릿지 설치가 안 됐을 경우 분양자가 계약해지를 요청 시 시행사는 이를 수용한다’고 명시됐다. (제공: 피해자 대책위) ⓒ천지일보 2018.11.22
지난 5월 조은D&C 측과 피해자와의 계약서. ‘조은클래스 준공 시까지 브릿지 설치가 안 됐을 경우 분양자가 계약해지를 요청 시 시행사는 이를 수용한다’고 명시됐다. (제공: 피해자 대책위) ⓒ천지일보 2018.11.22

이 같은 사실을 기장군청에 확인 결과 이미 지난 3월 시공사 측에 건축 심의위원회 부결(불가)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조은D&C 건설사는 분양 초기부터 불가능한 다리 연결을 미끼로 분양자들을 현혹했으며 지난해 3월, 군청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음에도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의심을 들게 하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은D&C 분양상담사 A부장은 지난 5월경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남은 잔금을 선납하면 9개월 뒤 25%의 이익금을 챙겨주겠다”고 말했고 투자자들은 이 말에 속아 입금을 했다.

A부장은 VIP 투자자라 칭하며 “1억을 먼저 넣으면 9개월 뒤 2500억의 이익을 남겨준다. 마감이 하루 남았다”면서 “25%의 이익금으로 취득세, 등록세, 부가세 등 세금을 내면 좋지 않으냐?”라며 선납을 권유했다.

그러면서 “몇 명에게만 주는 혜택이니 이익을 만들어 줄 때 혜택을 잡는 게 좋다. 어차피 11~12월쯤 낼 건데 미리 내고 이익 챙기는 것이 났다”면서 이 같은 수법으로 분양자들을 ‘감언이설’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준공이 11월 말경으로 늦어지는 이유로는 “천고를 높이기 위해 어쩔수 없이 연기됐다. 그렇지만 워터파크가 잘되면 프리미엄도 붙고 좋지 않나?”라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2일 오후 피해자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2일 오후 피해자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2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투자를 한 피해자들은 뒤늦게 속은 것을 알고 결국 지난 9일부터 기장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19일 확인 결과 120여명의 피해자들이 조은D&C 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오전 한 피해자로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나이 27살에 신용불량자가 되게 생겼습니다.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메일이 도착했다.

다음은 메일 일부의 내용이다.

어느 날 길거리를 가던 중 상가 분양 홍보관 앞에서 어떤 사람이 날도 추우신데 차 한 잔 하시면서 구경하라고 해서 사무실로 가게 됐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여자친구와 함께 처음 가본 홍보관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워터파크, 아동병원, 명품점이 들어오고 5년 임대보장, 10년 영업권 보장 대형자산신탁회사가 보증한다고 앞의 건물과 다리 연결을 통해서 대형상가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법적으로 무지한 우리는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미리 그럼 돈을 내고 열심히 갚아나가 보자 하는 맘으로 대출받아서 투자했습니다. 정말이지 너무 바보 같은 짓이었습니다.

이렇게 돈을 뜯어내서 피해를 본 사람이 지금까지 1000명이상 피해액은 최소 2000억이랍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뜯은 돈으로 다른 건물 월세주고 자기들 호의호식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돌려막기 했더군요.

그런데요. 지금은 돈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 많은 돈들이 하나도 없답니다. 맞은편 건물 CGV, 영풍문고 알고 보니 이 회사의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건물 관리인 직원들도 돈 못 받은지 몇 개월째랍니다. 전기세 낼 돈이 없어서 건물에 전기가 끊긴답니다. 회사 직원들 권고 사직시켰답니다.(중략)

이 사태를 아직도 제대로 인지 못 하시는 피해자분들도 상당히 많았고 평생 농사지으시며 모은 돈 자식들 부담 안 주려고 분양받으신 분, 심지어 이분들은 자식들에게 말도 못 한답니다. 아이들 위해서 아이들 이름으로 분양받으신 부부, 신혼부부들, 아이들 데리고 집회 참석하신 분들 등등 너무나 비참합니다. 이 사기꾼이 떵떵거리면서 살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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