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곰소염전. 곰소천일염은 제조 과정에서 간수를 제거해서 생산한다.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부안곰소염전. 곰소천일염은 제조 과정에서 간수를 제거해서 생산한다.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간수 빠진 곰소 천일염 고집
쓴맛 無, 짜지 않은 특징 有
싱싱한 수산물로 젓갈 생산
자연 숙성, 맛·품질 뛰어나
40여가지, 약 7000t 年 생산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전북 부안은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어느 곳이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신비한 자태를 간직한 곳이다.

서해 앞바다에 펼쳐지는 어선들의 행진과 밤이면 어선의 야등(夜燈)이 물에 어리는 장관, 강촌의 어부들이 낚싯대를 둘러매고 흥얼거리는 풍경은 서해의 아름다운 정경이다. 동쪽은 낮고 서쪽이 높은 형태며 서해에 불쑥 나와 있는 반도로 바다에 접해 있다. 남서부는 변산이란 산이 겹겹이 싸여 있고 북동부는 넓고 비옥한 평야를 이룬다. 부안 곰소는 일찍이 젓갈로 유명하다.

“김장에 젓갈이 안 들어가면 감칠맛이 안나. 여기 젓갈은 곰소 소금만 쓰니까 다른 젓갈과 비교하지 마”라며 곰소에서 40년간 젓갈만 판매했다는 신영복 곰소토굴젓갈 사장님. 젓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곰소 젓갈과 역사

부안 곰소항은 토사로 수심이 낮아진 줄포항을 대신해 일제가 제방을 축조하면서 만들어졌다. 현재 곰소항은 줄포항처럼 항구의 기능이 줄어 대부분 격포항으로 옮겨졌다.

곰소는 원래 섬(熊女島) 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군수물자와 농산물을 실어내기 위해 인공으로 조성한 육지다. 곰소에는 범섬, 곰섬, 까치섬 등의 무인도가 있었다. 곰섬 앞에는 큰 못이 있었는데 명주실꾸리 하나가 다 풀어져 들어갈 만큼 깊었다 한다. ‘곰소 둠벙 속 같다’는 지역 속담도 있다.

그래서 곰섬을 ‘웅연도’라고도 했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 ‘금모포는 부안현 웅연 남쪽에 있다’는 기록을 봐 이전부터 곰소라 불린 것으로 보인다. 젓갈에 있어 소금은 어떤 역할을 할까.

유기성 남선염업㈜ 생산부장은 “소금은 체내 특히 체액에 존재하면서 삼투압의 유지라는 중요한 구실을 할 뿐 아니라 인간의 혈액 속에는 0.9%의 염분이 함유돼 있어 젓갈에 들어가는 소금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젓갈은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쓴맛이 없고 짜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곰소항 북쪽에는 8㏊에 달하는 넓은 염전이 있다. 소금생산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근해에서 나는 싱싱한 어패류를 즉석에서 회로 맛볼 수 있어 횟집 단지도 조성돼 있다. 곰소젓갈은 이런 싱싱한 수산물을 재료로 만들어진다. 대규모 젓갈 단지까지 조성돼 있어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곰소젓갈단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젓갈을 맛보고 있다.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곰소젓갈단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젓갈을 맛보고 있다.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곰소 젓갈 맛의 비결은 ‘소금’

곰소의 최고 특산품이기도 한 곰소 젓갈은 변산반도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수산물을 원료로 인공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고 천일염만으로 자연 숙성시켜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젓갈은 수산물과 소금의 배합에 의해 만들어진 숙성식품이다. 젓갈에 들어가는 소금은 수산물이 오랫동안 변질하지 않도록 하며 적당한 맛을 유지한다. 곰소의 질 좋은 소금은 이 지역의 젓갈 업을 발전시킨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곰소천일염은 제조 단계에서부터 간수를 제거해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염전과 달리 소금을 묵힐 필요가 없다. 또 바닷물의 비중 1.8% 정도를 끌어올려 26.5%의 비중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배수한 후 재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변산반도에는 오랫동안 많은 소나무가 자라왔다. 이 과정에서 분포되는 미네랄 등 무기질이 주는 천혜의 자연 성분은 곰소 소금이 섬 소금이나 육지 소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질적인 우수성을 지녔다. 염전 주변의 소나무로 둘러싸인 산이 있어 송홧가루가 염전으로 날아들어 다른 지역 소금 색깔보다 약간 노란색을 띤다.

곰소만의 해풍으로 맛이 깊은 곰소 천일염을 이곳 사람들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 부른다. 부안 곰소에는 30만평의 광활한 면적의 염전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을 기반으로 90여개 업체가 성업 중이며 40여가지가 넘는 젓갈을 연간 약 7000t 생산 판매한다.

곰소 천일염은 천연미네랄이 풍부한 해수를 태양열로 증발, 건조해 만든 고품질 천일염이다. 바다의 각종 유익한 물질을 함유한 비중 24도에서 생산하는 소금은 마그네슘 함량이 거의 없고 간수함유율이 적어 김치 절임 등에 사용할 때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곰소만의 청정갯벌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수산물과 반세기 이상을 천일염만을 이용해 담은 곰소젓갈은 단백질과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나며 짜지 않다. 변산반도의 골바람과 서해 낙조를 받으며 자연 숙성시킨 자연의 맛을 내는 재래방법으로 정성이 가득 담긴 곰소젓갈은 이미 명물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선을 따라 아담하게 마을들이 있고 수만년 파도에 부서져 신비한 지형을 만든 해안절벽, 숱한 생명의 사연을 간직한 갯벌, 풍경소리 청아한 고즈넉한 산사, 그 뒤를 안아주는 산과 계곡, 폭포, 산중에 갇힌 물 맑은 호수가 있는 부안.

여기에 품질 좋은 천일염과 이 소금으로 만든 감칠맛 나는 젓갈로 올해 김장 해보길 추천해 본다.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제공: 부안군) ⓒ천지일보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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