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9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9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을 탄핵하자는 법관대표회의의 결정에 대해 21일 “문재인 정부는 부당한 방법에 의한 사법부 장악 시도가 있다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구체적인 피의 사실이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들이 정치권을 끌어들여 ‘사법독립’을 스스로 허물고, 여당은 통상적인 입법부의 사법부 견제 차원이 아닌 사법부 내 세력 교체의 수단으로 ‘탄핵’을 악용하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다. 판사는 판결을 해야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불확실한 혐의를 갖고서 판사들을 탄핵하자는 게 말이 되나”라며 “게다가 판사들이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자정 노력 없이 ‘탄핵’을 여당과 입법부에 청탁하는 것은 비겁한 자세다. 판사들이 스스로 ‘무죄추정의 원칙’과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뒤흔드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여당인 민주당이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서 대상자가 최소 13명이니, 누구누구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느니 하며 ‘살생부’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이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벌써부터 ‘법원 내 특정파벌의 사법권력 장악 시도다’ ‘친문 성향 판사들의 청부탄핵이다’, 말들이 많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청와대는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대법원장과 대법관 두 분, 헌법재판관 한 명은 모두 특정 법관연구단체 출신이다. 법원 행정을 맡는 여러 요직 역시 이 단체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한마디로 정권과 코드가 비슷한 분들로 사법권력이 교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미 행정부를 장악하고, 여당을 통해 입법 권력까지 좌지우지 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이제는 자신들과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분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서 사법권력의 밑동마저 장악하는 시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피의사실이 확정되지도 않고 누가 피의자인지 특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판사들이 일제히 ‘의혹 있는 사람은 전부 탄핵하라’며 법률가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모습을 보일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00여 년 전 대통령제 민주주의의 설계자들은 삼권분립, 그중에서도 사법부의 독립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선출된 왕(대통령)의 권력을,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신념과 양식을 지닌 사람(법관)들이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독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선인(善人)들의 독재정부보다 악인(惡人)들의 분권정부가 국민의 자유를 더 잘 보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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