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돈 어디에 썼는지 몰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아내인 한세대 김성혜 총장이 270억원의 선교비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20일 ‘조용기 일가의 30년 차명 부동산①: 순복음교회 선교비 270억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2011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김 총장의 선교비 유용 의혹을 파헤쳤다.

뉴스타파는 순복음교회가 미국 LA에 있는 베데스다대학에 보낸 자금내역을 입수해 한국과 미국에서 다수의 순복음교회 및 베데스다대학의 핵심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약정에 따라 2000년~2014년 베데스다대학에 총 270억의 선교비를 지원했는데, 베데스다대학 명예총장 겸 이사장인 김 총장이 학교에 써야 할 돈을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데스다대학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매년 수십억을 지원받았는데 정작 학교는 초라했다. 3층짜리 건물 한 동과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강의실이 전부였다. 취재 결과 선교비 중 14억 원만 장학금으로 사용됐고, 나머지는 부동산 투자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베데스다대학은 콘도 11채, 빌딩 3채, 고급 주택 6채, 2만㎡(6050평)에 이르는 땅 등을 샀다. 이러한 부동산 매입은 교육 목적과 관련이 없었다.

이에 대해 베데스다대학 측은 “부동산은 모두 대출을 받아 구입했으며, 순복음교회 선교비를 포함한 모든 지원금은 모두 장학금에 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베데스다대학의 부동산 투자는 2017년 6월 기준으로 취득가액이 187억 원이고, 그중 차입금 비중이 31억원”이라며 “결국 차입금을 제외하고도 약 157억은 부동산 취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뉴스타파는 김 총장에게 선교비 사용처를 물었지만, 김 총장은 답변을 거부했다. 선교비를 14년간 지원해 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송금한 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됐는지도 몰랐다며, 교회 내부에서 문제가 제기돼 2014년 3월 이후 발전 기금을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순복음교회는 교인 수 80만명, 연간 1500억원의 헌금이 걷히는 곳으로, 단일교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58년 조용기 목사가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에 설립한 천막교회로 시작한 이 교회는 1980년대 이후 교세가 급격히 커졌고, 1990년대에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교회로 성장했다. 현재 국민일보, 한세대학교, 영산조용기재단 등을 관련기관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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