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종로에 있는 흥사단 건물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기자회견이 있었다.

전국목회자신천지대책연구단(전신연) 소속 목회자들이 개신교계에서 이단이라 불리는 신천지 교회(신천지)에 관해 3년여 기간 동안 확인한 사항에 대해 양심선언을 한 것이다.

신천지는 지난 2007년 5월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되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방영 내용 대부분은 지난해 법원 판결에 따라 MBC PD수첩을 통해 다시 정정·반론 보도되었지만, 이를 아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다.

양심선언에 참여한 목회자들도 처음에는 PD수첩 방영내용을 보고, 신천지에 끌려간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신천지에 위장 입교했다고 한다. 그들이 양심선언까지 하게 된 이유는 자신이 알고 있던 신천지와 자신이 알게 된 신천지는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대한민국 교회 중 ‘신천지만큼 검찰조사를 받아서 신천지처럼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판결받을 곳이 있을지 의문스럽다고도 했다.

이번 목회자 양심선언은, 그들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개신교 지도자들이 일명 이단이라 불리는 교단을 판단하기 전에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 목회자 양심선언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한결같이 싸늘했다. 아마도 그들이 이단의 괴수라 칭하는 신천지를 옹호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앙숙이 돼 싸우지만, 특정 교단에 대한 경계심만은 하나같은 개신교의 특성이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신연 회원들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향후 ‘열린교회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2000년 전 자신들의 기준으로 예수를 이단으로 몰아붙였다가 자신도 성도들도 죽게 만든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성도들 스스로 듣고 판단할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사실, 특정 교단을 이단 삼단으로 칭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와 국가 정책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범법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그간 개신교의 폐쇄성에 비춰보면 목회자들의 이번 발표는 놀라운 사건이다.

아무쪼록 ‘열린교회운동’이 타 교단에 대해 닫혀 있던 성직자와 성도들의 마음 문까지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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