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8일 개최지 파푸아뉴기니의 포트모레즈비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앞줄 왼쪽 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출처: 뉴시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8일 개최지 파푸아뉴기니의 포트모레즈비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앞줄 왼쪽 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18일 막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탓이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19일 중국 외교부가 이에 대해 미국에 책임을 돌리며 강하게 비난하자 다음날 미국 역시 맞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APEC 성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역내 자유·공정 무역을 진흥하고 불공정 무역관행과 싸우는데 동의하면서 APEC 성명 초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전면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가들이 저마다의 수사(修辭)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할 수 없었던 것은 불행하다”고 비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불공정 무역관행’이라는 문구에 강력히 반대했던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공동성명 초안을 마련했으나,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관한 미중간 이견으로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것은 1993년 첫 회의가 열린 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성명 초안에 담긴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는 문구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했으나,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은 문구를 포함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 채택 불발 후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APEC 구성원들은 모두 평등하고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한다”면서 “중국은 이번 회의에 성실하게 임했고 중국의 발언은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달리 미국은 매우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면서 “미국 측의 발언은 이견을 불러일으키고, 갈등을 만들고, 평화로운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고 비판하고 “이런 이유로 구성원들은 공동인식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을 통해 “APEC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미국 우선주의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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