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9일 오후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와 행사결과와 금강산 관광 재개전망, 희망 사항 등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틀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9일 오후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와 행사결과와 금강산 관광 재개전망, 희망 사항 등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방북승인 신청 ‘6차례’나 불허

국제사회 대북제재 해소 관건

북미회담 답보에 기업인 한숨

北 오가는 금강산관광과 대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진전 속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였으나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라는 장애물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다. 반면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은 주기적으로 북한을 왕래하며 조속한 사업 재개의 희망을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달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을 추진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의 시설점검 등 방북 계획이 북측이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조속히 재기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남북 경협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였으나, 미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남북은 당초 지난달 입주기업 123개사를 업종별로 구분해 150여명의 관계자들을 사흘간 일정으로 나눠 공단 내 시설 점검을 할 예정이었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시설점검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입주기업인들의 실망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입주기업인들은 시설점검을 위해 올해 3차례를 포함해 그동안 6차례나 방북을 신청했지만 승인되지 않았다. 지난 5일은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9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도 취소되는 등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연내 개최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개성공단재가동 태스크포스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개성공단재가동 태스크포스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방북 신청이 번번이 유보되는 개성공단과는 달리 현대그룹은 18~19일 양일간 금강산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진행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관광 재개는 머지않은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 회장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선결과제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온도차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 회장은 올해만 세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3일 남편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 행사로 방북했으며,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서 방북길이 다시 오른 바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도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한 차례 방북이 추진되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시설점검 위한 방북이 여전히 유보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면서 기업들이 떠안은 실제 피해액은 투자자산(토지·건물 등)과 유동자산(원부자재 등), 영업손실 등을 포함에 1조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1조 5000억원의 피해액 중 5000억원밖에 받지 못했다. 피해를 본 자산의 3분의 2가 북측에 남아 있는 셈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날짜까지 잡아놨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방북을 못했다"며 "가야겠다는 마음은 굴뚝같다. 누가 문을 열어줘야 우리도 갈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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