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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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 도봉구 초안산 일대는 지난 2010년 유래 없는 피해를 남겼던 태풍 곤파스 이후 폐목이 즐비했던 상황이었다. 당시 도봉구 창2동 주민들은 주민자치위원을 중심으로 유실수를 기증(주민 196명, 20여단체)받아 식재하고 2014년부터는 매실을 수확해 지역사회 나눔활동을 진행했다. 2016~2017년에는 마을계획의 일환으로 울타리와 탐방로도 조성했다. ‘서울형 주민자치회’로 전환된 2018년에는 이렇게 조성한 지역자산을 활용해 주민 체험 프로그램 ‘도란도란 매실프로그램’을 개발·오픈했다. 450여명이 신청하고 11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지역 대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주민이 정책과 예산에 실질적인 결정권한을 갖는 동(洞)단위 생활 민주주의 플랫폼인 ‘서울형 주민자치회’가 시행 1년을 맞았다. 시범시행 26개 동에서 동별 평균 45.4명의 주민자치위원들이 활동, 각 지역에서 해결이 필요한 생활의제 총 255개를 발굴·의결했다. 초안산 매실과수원 탐방 등 체험프로그램(창2동)과 마을 공유주차제(독산4동) 등은 이렇게 발굴돼 실행 중인 생활의제다.

255개 생활의제를 주제별로 보면 ▲공동체 활용 공간(60개) ▲청소년·아동 교육문제(42개) ▲생활환경 개선과 관련된 문제(37개) ▲지역 내 문화·체육활동 관련(26개) ▲지역사회복지 문제(16개) ▲사회적 경제·미디어(14개) ▲기타(54개) 등 순으로 주민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한 이슈에 치우치지 않고 주민들의 일상 전 분야에 걸쳐 의제가 발굴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26개 동의 ‘서울형 주민자치회’ 위원은 총 1,181명(동별 평균 45.4명)이 활동 중이다. 주민자치회 위원 3명 중 1명(29.4%)은 40대 이하 젊은 주민들로, 기존 주민자치위원회(13.3%)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시는 이번 성과분석 결과에 따라 주민들의 자치역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주민자치회의 공론장을 측면 지원하던 중간지원조직의 규모를 축소하고, 2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자치회의 자립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이날 오전 9시20분 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의 자치, 주민의 자치’를 개최하고 26개 동의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1년간의 활동성과를 공유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형 주민자치회가 시범운영된 지난 1년은 서울의 주민자치가 혁신을 거듭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었다”며 “주민에게 진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로 더욱 성장하는 민주주의 중심 도시로서 서울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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