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 대표가 자신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9
1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 대표가 자신감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9

인터뷰-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 대표
우리나라 상징하는 문화적 기호 없어… 아이콘 대형포털 필요

[천지일보=황시연 기자] “우리나라와 ‘인포그래픽’을 비슷하게 시작한 일본과 미국은 아이콘 포털 등의 대규모 디자인 비즈니스 시장이 커졌고, 후발 주자였던 중국도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인포그래픽 등 ‘문화적 기호’는 없습니다.”

1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인포그래픽 전문가로 알려진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 대표 겸 브이랩인포그래픽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인포그래픽 현실을 이같이 진단했다.

인포그래픽이란 정보를 나타내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그래픽(Graphic)의 합성어로 정보·데이터·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쉽게 이해를 돕는 것을 말한다.

옆 나라인 일본은 포털에서 ‘스시’ 등 주요 음식을 포털에 검색하면 다양한 디자인 아이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은 독립기념관이나 연방은행 등 건물 디자인이 잘 돼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빔밥 등 음식이나, 경복궁 등 건축물을 디자인화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디자이너들의 어려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표현물이 없다”며 “디자이너 대부분이 해외 디자인 사이트에서 소스들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북아시아 지역 중 국내만 없다”며 “디자인 아이콘 대형 포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일본은 젊은 청년과 은퇴한 교사 등이 자발적으로 디자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국내에도 관련된 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도해력’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은 IT 기술이다. 컴퓨터의 기술은 개방화되고 오픈되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실용 기술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만 아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술은 도구일 뿐 추구의 대상이 아니며 인간에 따라 효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기술을 이해하며 도해력(그래프를 보고 내용을 유추하는 것)과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며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경우 전두엽을 활용한 추론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입상 문제들도 대부분 답이 없고 각자의 관점을 보고 서술한 다음 말로 설명해 청중을 설득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시대 속에서 개인의 사고력을 키워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 대표가 학생들에게 인포그래픽 교육을 하고 있다. (제공:한국인포그래픽협회)ⓒ천지일보 2018.11.19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 대표가 학생들에게 인포그래픽 교육을 하고 있다. (제공:한국인포그래픽협회)ⓒ천지일보 2018.11.19

◆미래의 성장 동력 ‘청년’

오늘날은 백세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의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는 100세 이상 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현재 대부분 60세까지 하나의 직업을 갖고 남은 생은 자유롭게 지낸다. 수명이 늘어나게 되면 전직을 하거나 그 후에도 시대에 맞는 일을 할 것이다. 이때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표는 미래의 성장 동력이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인포그래픽 공모전을 통해 젊은 세대와 많은 교류를 나누고 고등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첫 인포그래픽 공모전을 할 때 100건 정도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공모 마감 후 확인해 보니 600건이 등록됐다”고 말했다. 공모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청년이었다.

이 대표는 “청년들과의 공통의 관심사를 이끌어 내야한다”며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쓰는 표현 방식이 다를 뿐 어른들과 생각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년들은 이미지와 영상을 많이 접해 주도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찾는다”며 “기획능력과 추론능력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언론사에서 다년간 뉴미디어전략과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하며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창업의 길로 갔다. 이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데이터시각화’ 분야였다. 그중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에 끌 수 있는 ‘인포그래픽’을 선택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말로 블록체인기술 등을 설명하면 사람들이 쉽게 인지하기 어렵다”며 “상황별로 형상화된 묘사를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면 이해가 쉽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입사원 때부터 계획했던 책을 10여년 만에 썼다. 내용은 ‘인포그래픽 실전 개론서’이다. 출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출간 후 주요 서점 IT 부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현재 그는 인포그래픽 사업을 5년 동안 꾸준히 하며 매년 인포그래픽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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