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여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지만, 비루한 여인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를 남겼다.” 지난 4월 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자신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주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이후, 여러 건의 고발이 이어지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여 만에 잠정결론을 내렸던바, 그에 대한 민주평화당 대변인의 성명서 한줄 내용이다. 이 계정 트위터 글들이 그간 사회여론을 타고 논란이 됐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4만여건에 달하는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언급된 내용들은 하나같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적극 지지하거나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인 등에 대한 비난성 글들이 주를 이루었다. 지난 대선 민주당후보 경선 당시에는 이재명 후보와 경쟁한 문재인 후보자 내외를 공격하는가 하면, 이 지사와 관련된 비방이나 불리한 내용이 있을 때마다 이 계정에서는 익명성을 이용해 상대 비난과 가짜뉴스 양산으로 사회갈등을 조성하는 행위가 있어왔던 것이다. 

경찰이 김혜경씨를 당해 계정주로 지목하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알려지자 김씨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이재명 지사 역시 경찰이 정황과 의심만으로 기소한 것이라 비난했다. 지난 1일 경찰에 의해 자신의 혐의 의혹과 관련돼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업적 과장’ 등 3건의 사건이 기소의견으로 이미 검찰에 송치된바 있는 이 지사는 이번 트위터 계정 사건에서 부인이 혐의자로 지목된 데 대해 “국가권력의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찰 수사가 자신과 부인에 대한 표적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권 대선 주자로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경찰이 수사한 결과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지사 부인이 맞다’는 잠정결론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외치며 저항하고 있는 지금이다. 이 지사 말대로 경찰이 권력층에 잘 보이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조작해 덤터기 씌웠는지, 아니면 권력욕을 향한 이 지사 부부의 ‘양의 탈’을 쓴 잘못된 행위인지 분명히 가려져야 할 테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간의 트위터 계정을 둘러싼 많은 의혹들이 공정한 법의 심판에 의해 낱낱이 가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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