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회담
2차북미회담 성공 협력하기로
시 주석 “내년 방북 생각”
한중 “미세먼지 공동대응”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한반도문제 해결을 두고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탠리 호텔에서 시 주석과 35분간 회담을 하고 이렇게 합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일이 이뤄지는 데에는 천시(天時, 하늘의 때)·지리(地利, 땅의 기운)·인화(人和·사람 간의 융화)가 필요하다”며 “그 조전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서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상황을 총괄해 평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관계와 북미 협상의 동향을 설명하고 한반도 정세 진전에 시 주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에서 전입미답의 평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시 주석께서 3차례의 중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더욱 긴밀히 공동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양측의 한반도 정세 인정 등에 대한 협력이 아주 효과적이었다”며 “중한 양국은 이웃 나라와 협력하고 한반도 평화·안정을 추진하면서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 데 입장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방향으로 양자 관계 추세를 유지하고, 중한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우리는 이를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번영을 유지하는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원해준 데 사의를 표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도 남북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를 탄탄히 발전시키고자 의지 역시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한 중국 지속적 관심·협조를 당부했다. 시 주석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중국군 유해송환 사업도 한중 우호증진과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으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엔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다”며 “한중관계는 뿌리 깊은 나무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게 더욱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와 강주아오대교 개통, 광군제 성공 등을 거론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성공과 발전을 거듭해 국제적 위상이 매우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회담 이후 양국 교역투자와 인적교류가 증가하고, 한중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도 발언했다.
시 주석은 이에 “작년 12월 우리가 중국에서 만났을 때 아주 좋은 회담을 했다”며 “그 후에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오는 등 지난 1년은 중한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한해였다”고 화답했다.
이밖에도 양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호혜적 타결을 위해 논의를 적극 진척시키기로 했다. 또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두고 두 정부가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양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스모그와 초미세먼지 등 국가적 현안을 함께 긴밀히 공동 대응하고 협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도 “우린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보다 더 크게 수확했다”며 “제가 문 대통령과 한 여러 합의는 점차 이행되고 있고 중한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시 주석도 내년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응했다.
특히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 방문 요청을 받았고, 내년에 시간을 내 방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의 방북 시기에 대해 김 대변인은 ”정확하겐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등이 자리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丁薛祥)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친강(秦剛) 외교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