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KCGI, 한진칼 2대 주주로

조 회장과 표대결 가능성↑

한진 오너가 대응방안 모색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사모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최근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어떻게 방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자사 주식 532만 2666주(9.00%)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장내매수를 통해 9% 지분을 주당 2만 4557원에 매입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그레이스홀딩스 대주주는 KCGI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KCGI는 국내 대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 대표가 올해 7월 설립해 경영을 맡고 있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참여,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려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KCGI 한진칼 지분 보유목적을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라고 명확하게 명시함으로써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의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3월 한진칼 이사진 7명 중 3명이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KCGI가 이때부터 경영권 장악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30%, 진에어 60%, 칼호텔네트워크 100%, 한진 22.2%, 정석기업 48.3%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한진그룹 최정점에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조양호 17.84% ▲조현아 2.31% ▲조원태 2.30% ▲조현민 2.30% 등 오너 일가로 보통주 지분율 총 28.95%다.

한진칼의 주요 국내외 기관투자가로는 국민연금(8.35%), 크레디트스위스(5.03%), 한국투자신탁운용(3.81%), 기타 외국인 주주(5.88%) 등이 있다.

KCGI가 갖고 있는 지분은 9%에 불과하지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들 기관과 더불어 소액주주까지 규합할 경우 조 회장 일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조 회장 등 일가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에서 의결권 대결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은 설득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여론이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으로 시작으로 조현민 전무의 물컵투척, 부인 이명희 여사의 폭행 논란, 조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기업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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