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경찰, 양 회장 수사결과 발표

폭행·강요·마약 등 혐의 확인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경찰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제기된 폭행과 강요, 불법 음란물 유통을 쥐락펴락 하는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한 실체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16일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양 회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경찰은 양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음란물 유포를 도운 관련 업체 전·현직 임직원 19명과 업로더 61명, 양 회자오가 대마초를 나눠 피우고 동물을 학대한 임직원 10명도 형사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양 회장이 운영하는 웹하드에 음란물을 올린 업로더 59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웹하드 카르텔’로 이뤄진 ‘불법 음란물 왕국’의 실체 드러나

경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부터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불법 촬영된 음란물 등 5만 2000여건과 저작권 영상 등 230여건을 유포, 7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음란물 중엔 몰래 카메라와 복수 목적으로 연인 사이에 촬영된 영상을 임의로 유포하는 이른바 ‘리벤지포르노’ 관련 영상물 등도 100여건 포함됐다.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들을 철저하게 관리,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하면서 음란물 유통을 사실상 주도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양 회장 등은 특정기간 이뤄진 파일 다운로드양에 따라 성과가 좋은 업로더를 ‘우수회원’으로 선정,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어 업로더를 준회원·정회원·으뜸회원 등으로 구분해 수익률을 5~18%로 차등 지급했다. 업로더들이 회원 자격을 유지하려면 매월 타 회원 요청자료 30건 이상의 업로드를 해야 하게끔 유도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많은 수의 음란물 등을 올린 업로더 중엔 2억원 넘게 수익을 올린 으뜸회원도 있었다. 양 회장 등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업로더가 적발되면 ID를 변경하게 권유하는 식으로 업로더를 보호하기도 했다.

반면 양 회장은 영상물 필터링 업체 ‘뮤레카’를 실제 소유하면서 정작 필터링 효과가 좋은 DNA필터링은 사용하지 않았다. 리벤지포르노 영상 등 의 피해자들이 모두 삭제를 요청했지만, 양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웹하드 업체에서 영상을 유통했다.

이로써 웹하드 업체 실소유주가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한 뒤, 업로더를 관리하고 음란물 차단은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동안 음란물을 여과 없이 온라인상에 유통시키는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가 입증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는 웹하드 업계 1·2위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최근 1년간 550억의 매출울 올렸다.

직원 폭행과 엽기 행각 강요, 모두 확인… 마약 혐의도 조사

2010년 가을 양 회장은 회사를 그만둔다는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직원 3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사무실에서 무릎을 꿇리고, 생마늘을 강제 먹이거나 머리염색을 시키는 등 전·현직 6명을 상대로 수차례 엽기행각을 강요하기도 했다.

또 2016년 가을엔 강원도 홍천 소재 연수원에서 직원 2명과 함께 허가받지 않은 도검·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전직 직원 폭행 동영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수사팀을 꾸려 폭행·강요 관련 수사를 위해 전·현직 임직원 600여명과 일일이 접촉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다른 폭행 피해자를 확인한 경찰은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양 회장은 2015년 가을 홍천 연수원에서 임직원 8명과 대마초를 함께 피운 혐의도 받는다.경찰은 양 회장에게 대마초를 건넨 공급책 1명이 유사 범죄로 구속된 것을 확인해 추가 입건했다. 또 양 회장의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직원 휴대전화 도·감청 등 추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검찰 송치 이후에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특히 음란물 유통의 주범 ‘웹하드 카르텔’ 문제에 대해선 관련부처와 정보를 공유,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양 회장과 별개로 다른 웹하드 업체의 음란물 유통 혐의에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업체관계자와 업로더 등 160여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