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으로 온라인이 뜨겁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수역 폭행사건’ 청원이 올라오자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청와대 답변 기준 2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청원자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2명이 남자 5명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를 ‘메갈’이라며 폭행한 가해자에게도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후 경찰 조사과정에서 여성들이 소리를 지르고 한국남성을 비하하는 말인 ‘한남’으로 지칭하는 등 남성들을 먼저 자극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론은 바뀌고 있다. 

이번 사건에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남녀혐오 문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 과거 남성지배적인 사회가 초래한 부메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올해 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억압당하고 억눌렸던 한국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던 것이 점점 남성혐오 분위기를 넘어 쌍방 혐오 분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철천지 원수라도 된 듯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폄하하고 비난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이 당초 여성들의 주장과 달리 여성들이 소란을 일으켜 폭력이 시작됐다는 경찰 측 주장이 나오면서 일방적 여성 옹호분위기는 주춤해졌다. 그러나 여자가 소란을 일으키면 남자가 때려도 되는 것처럼 여론화 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나아가 상대를 향한 막말이 일상화 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속에서 나오는 언어폭력은 나와서 상대의 속을 다치게 해 잘 아물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방치하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 전반으로 번져가는 남녀혐오 분위기와 언어폭력에 대해선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고민과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은 남성, 절반은 여성인 이상 남녀혐오는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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