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6

임종헌, 사법농단 핵심이란 평가

재판개입·법관사찰·비자금 혐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 눈앞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종헌 전(前)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 수사 이후 첫 번째 기소다. 박병대 전 대법관도 피의자로 소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4일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에겐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때 법원행정처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지내면서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실무를 본 혐의를 받는다. 또 상고법원 추진을 위한 재판거래와 법관 부당 사찰,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조성 등 여러 의혹의 중감 책임자로서 핵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제 강용징용 피해자 소송, 옛 통합진보당 의위 지휘 확인 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가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형사재판,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조송, 정운호 게이트 영장심사 등에 개입했다는 혐의다.

또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파악과 평의 내용 유출 ▲‘박근혜 가면’ 처벌 가능성 검토 ▲여야 국회의원 관련 소송 검토 ▲부산 법조 비리 사건 은폐 ▲검찰 수사기밀 유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비판 기사 대필 등 여러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배후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구속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의 부탁으로 법원행정처가 수백쪽 분량의 ‘VIP 관련 직권남용죄 법리모음’ 문건을 작성해 법리검토를 해주도록 지시했다는 혐의, 변호사단체 부당 사찰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월 임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과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15일엔 임 전 차장을 첫 소환조사했다. 임 전 차장은 4차례의 소환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달 23일 검찰은 구속이 필요하다며 230여쪽 분량의 영장 청구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검찰은 한 차례 임 전 차장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등 깊이 있게 조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임 전 차장은 구속된 뒤에도 특별한 입장 변화 없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소환에도 불응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오는 19일 오전 9시 30분에 법원행정처장 출신인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그 뒤엔 고영한 전 대법관도 곧 수사할 계획이다. 이로써 이 사건 맨 꼭대기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수사의 칼끝이 조만간 다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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