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시험지 유출 규탄 촛불 집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시험지 유출 규탄 촛불 집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모범’ 보여야 할 선생·학부모가 부정행위
교육계, 부정행위에 명확한 해법 못 내놔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 재직 당시 시험문제·정답을 빼돌려 자신의 쌍둥이 자매에게 준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고등학교 내신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과 그의 두 쌍둥이 자매는 혐의를 부인하지만, 경찰은 작년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제외한 모든 중간·기말고사 때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결국 대한민국 사회에서 ‘학벌 제일주의’의 산물임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우리 사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교사, 학부모가 오히려 서슴없이 부정행위의 ‘모범’을 보여준다는 우리 교육 현실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계의 부정행위는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4년 서울의 한 고교 교사가 검사의 아들인 학생의 점수를 조작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또 2005년 서울의 사립고 교장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려 친분이 있는 학부모에게 빼돌린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이럴 때마다 교육 당국은 특별대책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런 사건이 끊임없이 터지고 말았다. 

지난해 경기 성남에서는 교무부장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접속해 허위사실을 기록한 것이 탄로 나며 징역 1년 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대표는 일련의 사건들의 중심에 학생이 아닌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선생님이 학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학생부를 고쳐 주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안다”며 “내신의 경우 부정행위 가능성도 많고, 지역과 학교마다 시험문제 출제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내신을 믿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선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먼저 교사들의 높은 도덕성·책임성을 강화하기를 위한 교육과 투명한 내신관리 시스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수시를 줄이고 정시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숙명여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시험이 ‘깜깜이 학생부종합전형’보다 훨씬 객관적이며, 정시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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