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로비‧편법상속 등 각종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그룹. (연합뉴스)

비자금‧로비‧편법상속 의혹 중심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비자금, 편법상속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초점이 세 가지로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태광그룹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원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14일 그룹 측 임원 3~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 ▲방송사업 인수로비 의혹 ▲편법 상속‧증여 의혹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이 회장이 상속과 차명주식 등을 통해 수천억에서 1조 원의 비자금을 모았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는 최근 매각대금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내용은 이 회장이 고(故) 이임용 선대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태광산업 주식을 몰래 계열사에 매각하고, 그 금액을 그룹 산하 고려상호저축은행의 한 계좌에 관리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태광산업 주식 14만 8000여 주(시가 1600여억 원)를 전‧현 임직원의 이름을 빌려 보유하고 계열사 골프장 인근의 부동산도 차명 관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이러한 혐의와 관련해 그룹 재무업무를 맡은 임원 등을 소환조사했다”며 “조만간 주식관리용 등으로 이름을 빌려준 당사자들을 차례로 불러 차명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광그룹이 받고 있는 두 번째 의혹은 케이블TV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내부 비자금을 동원해 정치권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로비를 했다는 것이다.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를 보유한 태광그룹은 2006년 경쟁업체인 큐릭스를 인수키로 했으나 방송법이 ‘특정 사업자가 전국 방송권역의 5분의 1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고 제한하자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면계약을 통해 군인공제회가 큐릭스를 먼저 인수하게 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세 번째로 태광 측은 이 회장의 아들 현준(16) 군이 가업을 승계하게 하려고 계열사 주식을 헐값으로 팔아 편법 상속과 증여를 도왔다는 의혹이 난무하다.

현준 군이 주요 지분을 가진 티시스와 티알엠 등 비상장 업체에 주력 계열사 주식을 싼값에 몰아주며 순환출자로 엮인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현재 정치권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이 회장의 비자금이 흘러갔는지를 내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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