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논란이 고교 내신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경찰은 정답을 적은 메모, 핸드폰에 남아 있는 정답 지문 등을 이유로 실제 지속적인 시험지 유출이 있었다는데 무게를 두고, 전임 교무부장과 쌍둥이 딸을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이 찾아낸 확증에 따르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는 올해 시험뿐 아니라 지난해 1학기 기말고사부터 유출된 문제의 답을 알고 시험을 치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발표 이후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물론 일반 학부모들까지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며, 내신 비중이 적은 정시 확대 등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전국 대학 전체 모집 인원의 70~80% 수준까지로 확대된 대입 수시모집 비중을 줄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주가 되는 정시모집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9학년도 4년제 대학교 198개교의 수시모집 비율이 전체 모집비율의 76.2%를 차지한다. 이는 역대 최대비율이다. 이 중 내신 비중이 큰 학생부교과전형선발인원이 14만 3297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8만 4860명으로 내신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쌍둥이 자녀들이 해당되는 올해 고2 학생들이 입학할 2020학년도의 경우 전국 4년제 대학이 모집인원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해 역대 최고 수시모집 비율을 보인 올해보다도 더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 유출 사건으로 학부모들이 내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냄에 따라 내신 비중이 높은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 비율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학부모인 교사나 교직원과 자녀가 함께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상피제’ 도입을 예고했지만 당장 실현될 지에도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 8월 발표한 현황에 따르면 고등학교 2360개 가운데 560개교(23.7%)에서 교원과 자녀가 같이 재학하고 있다.

교육당국 내부에서도 “같은 지역에 사는 학부모와 학생을 떨어뜨린다는 상피제 도입이 쉽게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며 “내신 불신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규정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온 교육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내신비리 관련자를 엄벌에 처한다고 해 내신비리는 근절되지 않으므로 내신비리를 근절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수시비율을 대폭 낮추고 공정한 대입정시의 비율을 90%이상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날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찾아낸 확증에 따르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는 올해 시험뿐 아니라 지난해 1학기 기말고사부터 유출된 문제의 답을 알고 시험을 치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와 아버지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숙명여고 졸업 후 명문대에 입학한 이들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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