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에 무슨 미련 있겠나”
[사설]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에 무슨 미련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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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김병준’호를 출범한 지 벌써 석 달이 넘었다. 임시 지도부가 가동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났지만 당초 인적쇄신을 통해 한국당이 거듭나고자 했던 목표에 이르지 못하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삼고초려해 전원책 변호사를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임명해 당 쇄신을 위한 전권을 위임했으나 그 계획대로 잘 해결될 줄 알았던 일들이 일순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인적쇄신을 통해 당을 확 바꾸겠다고 한국호 승선 이유와 의욕을 밝혔던 전 위원이 승선 39일 만에 강제하선 당하게 된 것이다. 

애당초 계파 갈등이 많았고 인적 혁신 등 내부 정리할 핵심 문제들이 산적한 정당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한시적·한계적인 특정 임무를 맡은 그 자체부터 문제가 없지는 않았고, 또한 당 비대위의 하부기구로 한계가 따르는 조강특위 직분을 맡으면서도 마치 한국당에서 전권을 휘둘러 혁신하겠다고 나선 자체부터가 착오였다. 조강특위는 당헌·당규가 규정하거나 비대위가 정한 범위를 넘어서 결정할 수 없음에도 전 변호사는 비대위가 수차례 천명해온 내년 2월 전당대회 일자까지 부정하면서 강하게 혁신 의욕을 보였으니 결국 무모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국당 지도부로서는 비대위 권위까지 훼손하려는 전 변호사의 발언이 황당했을 수도 있었고,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특위 위원의 강공이 못마땅했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한국당은 전 변호사가 그간 조강특위 위원을 맡아 지향하고자 했던 미완의 과업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심사숙고해봐야 한다. 전당대회를 내년 7월로 미루려고 했던 게 전 변호사가 특위위원을 더 오래하고 싶어서는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2020년 총선에 대비하는 한국당이 보수정당으로 거듭 태어나 국민의 재신임을 받는 것이 우선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오랫동안 당내 계파갈등으로 고질화된 한국당 분위기를 인적 쇄신을 통해 ‘확 바꿔야 한다’는 전 변호사의 초심만큼은 분명 충정이었을 것인바, 한국당 지도부가 단칼에 팽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한국당 지도부는 강제 하선 당한 전 변호사가 남긴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에 무슨 미련 있겠나”는 말의 의미를 잘 새겨들고 제대로 처신해야 숱한 당내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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