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에 의해 해임당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지지자들이 지난달 30일 콜롬보의 총리 관저 앞에 모여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1일 1주일 간에 걸친 스리랑카의 정치적 혼란 해결을 위해 오는 5일 스리랑카 의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지난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에 의해 해임당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지지자들이 지난달 30일 콜롬보의 총리 관저 앞에 모여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1일 1주일 간에 걸친 스리랑카의 정치적 혼란 해결을 위해 오는 5일 스리랑카 의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반대파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정국 혼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해 의회를 해산하고 2020년에 열릴 예정이었던 총선을 내년 1월 5일로 당겨 실시한다는 공고에 전날 서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원집정부제인 스리랑카에서는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을 맡고 총리는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스리랑카는 최근 어정쩡한 ‘2총리 체제’가 되면서 정국이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앞서 시리세나 대통령은 지난달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해임하고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임명한 후 의회 활동을 16일까지 중지시켰다. 그러나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2015년 개헌에서 대통령의 총리 해임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자신이 여전히 헌법상 총리라고 반발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의회를 소집하기로 했지만 의회 225석 중 과반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자 의회 해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위크레메싱게 총리 측은 시리세나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2015년 구성된 현재 의회는 선거 후 4년 이전에 해산될 수 없다는 헌법에 따라 불법인 조치이며, 시리세나 대통령이 내년 총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반대파 포섭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스리랑카의 의회 해산 뉴스에 깊게 우려하고 있다”며 시리세나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도 “재소집을 앞두고 의회를 해산한 시리세나 대통령의 결정은 민주적 기관과 절차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훼손하고 정치·경제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EU는 스리랑카 헌법에 기반해 현재의 위기가 신속하고 평화롭게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