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늘이 저주 내린 날” 독설… 20분 만에 삭제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명예장의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2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했으나 민주·민노·진보신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논평을 내고 “황장엽 선생의 영결식에 불참한 민주당을 개탄한다”고 비난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거 민주당 정권은 북한 정권의 입장만 살피며 고인을 가시밭길을 걷게 하고도 또다시 가는 길마저 싸늘하게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은 북한의 3대 세습과 억압된 동포의 삶, 급기야 신화를 연상케 하는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도 눈감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 등 진보를 외치는 세력들의 정도에서 한참 벗어난 이중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인간적 기본권마저 억압당하고 있는 북한 동포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가져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민주당은 종북 세력만 의식해 지난 정권의 잘못된 남북관계 유산을 부여잡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를 벗어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황 전 비서의 죽음에 대해 첫 반응을 보였다.

이 사이트는 ‘배신자의 운명’이란 논평에서 그의 죽음에 대해 “하늘이 내린 저주”라며 “일점혈육도 없는 타향의 차디찬 곳에서 누구도 모르게 명줄이 끊어졌으니 이보다 비참한 최후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글을 올린 지 불과 20분 만에 논평을 삭제했다. 이는 고인에 대한 욕설이 국내외 언론에 나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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