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사상자 18명 낸 종로 고시원, 스프링클러 없고… 비상벨은 고장
화재로 사상자 18명 낸 종로 고시원, 스프링클러 없고… 비상벨은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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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과 소방관계자들이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과 소방관계자들이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기타사무소’ 등록돼 안전점검 제외

목격자 “진화시작까지 30분 걸려”

소방당국 “수관들고 현장진입 먼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등 20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종로 고시원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데다가 화재감지기도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났다. 화재 진압에는 소방관 173명, 경찰 40명 구청공무원 20명 등이 투입됐고 소방차 52대와 경찰차 5대 등이 동원됐다. 불은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7시쯤 진화됐다.

구조된 18명 중 사망자 7명, 부상자 11명이 발생했고 16명은 구조 없이 스스로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태가 양호한 생존자들은 근처 익선동 주민센터로 대피했고, 환자들은 고려대병원·서울백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으로 이송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화재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화재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2층에 거주하고 있던 정모(41)씨는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우당당탕 소리에 깨서 대피했다. 경보같은 건 울리지 않았다”며 “소방차는 금방 도착했으나 물대포를 쏘기 전까지 30분은 걸린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어 “3층에 있던 사람들이 불을 피해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결국 뛰어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정씨는 “대피할 때 스프링클러 같은 건 없었다”고 말했다.

‘물대포’를 쏘는 데 30분이 걸렸다는 증언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가 나면 출동해서 대원들이 수관을 들고 바로 건물에 들어가는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최소 6명이 사망하는 등 2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고시원 화재 당시 모습.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8.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최소 6명이 사망하는 등 2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고시원 화재 당시 모습.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8.11.9

이어 소방당국은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한 ‘소방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2009년 제정됐지만, 해당 고시원 건물은 1983년 지어져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건물은 건축대장에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사무소는 국가안전점검대진단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올해 시행된 안전점검 대상에 이 건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이 건물엔 단독경보용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그나마 비상탈출구, 탈출용 완강기를 이용해 생존자들이 간신히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마저도 활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인명피해가 더 컸다.

소방 관계자는 “사상자들이 완강기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불이 난 급박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화재 현장 수습을 마친 뒤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화재 현장 수습을 마친 뒤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고시원이 위치한 건물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으로 이뤄졌다. 지상 1층은 일반음식점이며 2~3층에는 고시원이 들어선 구조다. 2층엔 주로 여성들이 거주했고 불이 난 3층은 남성들이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2층 거주자들은 무사히 대피했다. 피해는 대부분 3층 거주자들에게서 나왔다. 또 고시원 거주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들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를 통해 범죄로 인한 화재인지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당국은 오는 10일 합동감식을 통해 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고시원 화재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찰과 소방당국에) 전담직원을 배치해 사상자 신원을 빨리 파악해 가족들에게 사고내용과 구조상황 등을 알려주고 유가족 편의제공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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