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학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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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1948년 헌법에서부터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규정해 학문과 예술을 묶어서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헌법에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명문화한 헌법은 1919년 독일 바이마르헌법이 최초이다. 물론 학문의 자유가 헌법에 처음 도입된 것은 184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헌법이었다. 1949년 제정된 독일 헌법인 기본법은 제5조 제3항에서 예술과 학문의 자유를 규정해 보장하고 있다. 이 부분을 우리나라 헌법이 상당 부분 미국이나 프랑스 헌법보다는 독일 헌법을 더 모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문의 자유가 인권으로서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은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자유롭게 학문을 탐구함으로써 자신의 인격발현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학문의 자유는 특정의 목적을 갖지 않고 진리에 접근하고자 연구를 하는 자유를 말하기 때문에, 이런 연구가 국가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에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로 인해 국가는 문화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과제와 경제발전을 통한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사회국가적 과제를 위해 학문을 육성하고 학문의 자유를 보장한다.

학문은 사전적으로 어떤 분야를 공부해 익힌 지식을 의미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학문을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진지하고 계획적인 모든 시도라고 정의했다. 학문을 하나의 의미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으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지식 또는 지식의 체계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학문의 자유에서 학문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학문적인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야 그 보장의 의미가 살아난다. 학문의 자유는 학문을 위한 연구의 자유와 이를 발표하고 전파하고자 하는 교수의 자유가 포함된다.

학문의 자유는 진리를 탐구하는 연구의 자유와 연구한 학문을 전달하거나 전파하는 교수의 자유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한다. 헌법재판소도 학문의 자유에 관해 진리를 탐구하는 자유를 의미한다고 하면서, 학문의 자유가 단순한 진리의 탐구에만 그치지 않고 탐구한 결과에 대한 발표의 자유 내지 가르치는 자유 등을 포함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여기서 가르치는 자유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교수의 자유와 초·중·고교에서 수업의 자유가 해당되지만, 전자가 더 보장된다고 했다.

학문의 자유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자유인 연구의 자유는 내면의 정신적 자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 연구는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해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는 것은 정신적인 부분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연구의 대상에 대한 제한은 연구 자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인간배아복제에 관한 연구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반하는 부분에 대한 연구는 금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데, 인간을 복제하기 위한 체세포복제배아에 대해서는 자궁에 착상·유지 또는 출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는 의미는 연구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넘어서 연구한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이를 자유롭게 가르치는 교수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된다. 학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연구의 결과를 전달하고 가르치는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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