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 등이 회담 전날인 30일 만찬장 스카이라운지에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미 국무부)
31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 등이 회담 전날인 30일 만찬장 스카이라운지에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미 국무부)

국무부 “순전히 일정 때문”… 확대해석 경계
WSJ “北, 제재완화 얻으려 美 압박”
CNN “美, 선(先)핵사찰 요구” 이견
트럼프 “서두르지 않아… 상황 좋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 국무부가 7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이 단순히 일정 조율 문제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를 노리고 북미 고위급회담을 취소했다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에 대해 단순히 일정 조율 상의 문제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11.6 중간선거 이후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고 북미 간 일정이 허락되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기 배경에 대한 질문에 “일정은 항상 바뀐다.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이며 그게 전부이고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사한 질문에 “전적으로 일정을 잡는 것에 관한 문제이며 그 이상 말하지 않겠다. 그게 전부이다”라고만 반복했다. 어느 쪽에서 어떤 이유로 회담을 취소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답할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추진을 고려할 때 북미 고위급 회담이 언제 다시 잡힐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당장 발표할 것이 없다.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과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좋은 만남을 가졌고 다음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가 대북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 때문인지에 대해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우리는 꽤 좋은 상황에 있다.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북미 간 이상기류설에 선을 그었다. 또 “우리는 제대로 하려고 서두르지 않는다”며 속도 조절론을 재확인했다.

북핵시설 참관에 대해서는 “우리는 확신하며 고위급 회담 연기 일정을 다시 잡는 것이 문제이며 그 외의 것은 모두 본궤도 위에 있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제재로 인해 현재의 지점까지 왔다. 우리는 제재를 계속 추가해야 한다”면서도 “북한과 대화는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 “北, 제재완화 원해” … CNN “북미, 서로 양보바라”

북미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장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험난한 양국 외교 과정에 차질을 주면서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WSJ는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는 북한이 조기 제재완화와 같은 조치를 얻어내고자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보상이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CNN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전에 먼저 북한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사찰 허용 등과 같은 양보를 얻어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북한은 제재완화와 같은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해주길 바랐지만 미국은 먼저 이러한 조치를 내줄 의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것에 대해 “우리는 다른 날짜를 잡을 것이며, 북한과의 진행 상황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급할 게 없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제재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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