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CEO가 6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블룸버그) ⓒ천지일보 2018.11.7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CEO가 6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블룸버그) ⓒ천지일보 2018.11.7

외부업체 투자 역대 최대 규모

내년 전기차 기반 서비스 시작

“동남아, 전기차 시장 허브될것”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카헤일링) 서비스 기업 ‘그랩(Grab)’에 2억 5000만 달러(2840억원)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해 공유경제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그랩에 현대차가 1억 7500만 달러(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 달러(850억원) 등 총 2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지난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500만 달러(284억원)를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그랩에 대한 총 투자액은 2억 7500만 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투자 규모는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중 역대 최대치다. 그랩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했다. 투자금은 현대·기아차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와 마케팅 등에 투입된다. 또 금융 등 서비스 개발과 관련 인프라 확대에도 투자금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남아 카 헤일링 서비스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로 설립 이후 누적 운행건수만 25억건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그랩과 함께 내년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 차량 호출 서비스에 전기차를 공급한다. 또 마케팅 및 아이오닉 EV 등 친환경차를 활용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도 협력한다.

3사 간 협력의 첫 단계로 내년부터 그랩 드라이버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카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공급한다. 기아차도 자사의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 전력 공급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해 말까지 급속 충전기 30기를 비롯해 2020년까지 충전기 총 1000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동남아 전기차 수요는 내년 2400여대 수준에서 2025년에는 34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남아 차량 공유경제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은 약 460만건으로 차량 공유서비스 선진시장인 미국의 50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부사장)은 “동남아시아는 전기차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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