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100여년전 사각형의 나무 우물과 자동차의 모습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100여년전 사각형의 나무 우물과 자동차의 모습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사각형의 옛 모습의 나무 우물
실제 사용 시기 확인할 수 있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00여년 전 조선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17점의 유리건판 필름이 발견됐다.

5일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에 따르면, 약 3년전 일본인에게 구입한 유리건판 필름은 100여년전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풍경이 담겼다.

공개된 유리건판 필름에 따르면, 한 사진은 100여년 전 도산서원 ‘광명실(光明室)’로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건물 앞에는 양복을 입은 한 외국인과 흰 도포를 입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있다.

도산서원 ‘광명실’로 보이는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외국인과 조선인 (제공: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도산서원 ‘광명실’로 보이는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외국인과 조선인 (제공: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광명실은 책을 보관하는 서고이며 현판은 퇴계선생의 친필로 돼 있다. 광명(光明)은 많은 책이 서광을 비추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명실은 습해를 방지하기 위해 누각식으로 지어졌다. 현재 907종 4300여권의 책을 보관하고 있다. 조선시대 우물의 실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넓찍한 나무판으로 짜인 우물은 정사각형 모양으로 돼 있으며 물을 긷는 양동이가 밧줄에 매달려 있다. 한 여성은 하얀 의복을 입고 아이를 등에 업은 채 카메라를 주시하고 있다. 뒤편으로는 당시의 현대식 검은 차량이 주차돼 있으며,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구름떼처럼 차량 주위에 몰려 있다.

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100여년전 의료진 모습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100여년전 의료진 모습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정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 우물의 모습이 사진에 남은 것이 별로 없는데 이번 사진으로 생생한 옛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물이 실제 사용됐을 시기를 추정해 사진이 찍힌 연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식의 검은색차량도 1920년대 무렵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100여년 전 병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도 있다. 사진은 수술실을 담은 것으로, 당시 국내에 도입된 서양식의료기기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의료진이 흰 가운을 입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의료진 가운데에는 도산서원 광명실 앞에 있던 인물로 보이는 외국인이 서 있다. 그는 국내 의료기술 보급과 관련된 인물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에비슨이 한국인 조수 박서양의 도움을 받아 수술하는 장면을 담은 유리건판 필름으로 대한제국기 당시의 수술실, 수술도구, 수술인력, 수술복장 등을 보여주는 희귀한 사진의 원판필름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100여년 전 찍힌 것으로 보이는 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국내 의료진과 한 외국인(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100여년 전 찍힌 것으로 보이는 유리건판 필름 안에 담긴 국내 의료진과 한 외국인(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다른 사진 속에는 한 여성 간호사가 아이를 안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간호사 옆으로는 남녀 아이들이 있는데, 여자 아이는 치마로 된 환자복을 입고 있고, 남자 아이는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또 다른 사진은 여성들이 단체로 사진을 찍고 있는 데 신식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대표는 17점의 사진에 대해 사진 전문작가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사진은 애초 기록용으로 찍혀진 것이라고 답변을 들었다며 당시 시가로 사진한 장당 12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방 후 일본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현재 해당사진의 용도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진 속 인물의정보가 파악되면 활동했던 장소가 인천인지, 경성인지, 평양인지 등을 알 수 있다”라며 “역사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함께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리건판 필름안에 담긴 신식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들.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유리건판 필름안에 담긴 신식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들.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100여년전 모습을 담고 있는 유리건판 필름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100여년전 모습을 담고 있는 유리건판 필름 (제공: 정승호 환배달고조선유물보존회 대표) ⓒ천지일보 201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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