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조금 생뚱맞다. 지구별사진가라니. 하지만 책을 조금만 보면 금방 의미가 이해된다. 저자는 50개 나라 150개 지역을 두루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으니, 지구별사진가라는 말도 맞겠다. 여행기자로 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여러 요소를 설명한다.

1부는 사진의 기본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사진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2부는 좋은 사진을 창조하는 사진의 형식과 내용, 색과 색온도, 화이트밸런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를 담은 3부에선 인물사진과 풍경사진에 대한 테크닉을 지도한다.

1부에서 저자는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대부분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요즘, 잘 찍는 사진은 많지만 정작 제대로 된 사진은 적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즉, 감성을 자극하는 핵심이 빠진, 그러니까 자신의 메시지가 담기지 않은 사진이 많다는 진단이다.

고급 카메라로 피사체를 잘 찍을 수는 있겠지만 사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공부라는 말도 함께 담는다.

저자는 사진가 안셀 아담스(Ansel Adams)의 ‘사진은 언어’라는 명언을 내세운다. 사진이 ‘시각언어’인 셈이다. 또한, 강력한 의사소통의 수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그러면서 낙타과에 속하는 동물 ‘라마’를 예로 든다. 라마는 우리나라에 살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해야 감이 오지 않는다. 정밀묘사 역시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사진을 한 장 보여주면 아주 즉각적이고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의미가 조금 다르지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인 셈이다.

저자는 또한 사진은 자아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사진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예술의 영역이므로, 표층에 숨어 있는 내면의 무늬를 사진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1부에서 사진에 대한 철학과 렌즈와 노출 관련 기본기를 배웠다면, 2부는 ‘느낌’을 배우는 장이다.

관찰과 기다림을 통해 어떤 대상을 주 피사체로 구성할 것인지, 배경은 어떻게 하고, 어떤 의미를 강조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가는 장이라 하겠다.

저자는 사진의 구성에서 ‘강조’는 주요 피사체가 돋보이도록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조연의 역할이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것처럼 사진에서도 보조 피사체를 이용해 주 피사체가 드러나도록 강조하는 것이다. 이 때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3부는 실전이다. 먼저 인물사진의 경우, 호소력 있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인물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모델과 신뢰 및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낯선 여행지라면 인사와 짧은 이야기라도 나누고 간소한 선물이라도 전해주는 것이 예의란다.

풍경사진 파트에선 안개 낀 날, 눈 내리는 날, 석양, 흐린 날 등 날씨 별로 촬영 테크닉을 담았다. 흐린 날에도 카메라를 잘 다룰 줄 안다면 오히려 더 선명한 사진이 나오며, 석양을 찍을 때는 석양이 반사되는 바다나 호수, 강, 작은 개울을 하단에 배치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총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사진의 거의 모든 부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분적으로 빠진 내용은 있겠으나, 훌륭하다고 평하고 싶다. 초보자라면 이 책을 교과서로 삼아도 되겠다. 다만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방대한 지식을 다 담지는 못하는 부분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먼저 포토샵 보정 부분은 따로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기본 교과서는 포토샵에 관한 부분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분량 때문에 별로 다루고 있지 않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 뿐이고, 이 책을 발판삼아 더 발전하고 싶다면 플래시(스트로브) 조작법과 구도 관련 서적, 상황별로 느낌을 낼 수 있는 방법 등에 관해 다룬 책을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원섭 지음 / 소울메이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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