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8년 서울 영등포구 대선제분 공장 전경 (제공: 서울시)
지난 1958년 서울 영등포구 대선제분 공장 전경 (제공: 서울시)

공장원형 유지 전시·공연·식당·카페 등 문화공장 탈바꿈… 내년 8월 개장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936년 문을 연 영등포 밀가루공장 대선제분이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공장’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총 23개 동을 아우르는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대지면적 1만8963㎡)을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내년 8월 개장 목표로 추진된다.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문을 연 이 공장은 영등포구에 건설된 밀가루 공장이다. 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사일로, 제분공장, 목재창고, 대형창고 등 총 2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공장이 지어졌을 당시 영등포는 방직·제분 등 다양한 공장이 입지한 제조산업 거점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타임스퀘어)로 바뀌어 과거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가장 오랜 시간 제 모습을 갖추던 대선제분 공장도 2013년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면서 5년 넘게 폐공장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대선제분 공장 부지에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장이 가진 스토리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가치중심의 재생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즉 해외에서 폐쇄된 화력발전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이 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옛 맥주 양조장을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 독일 베를린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와 같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문화 인프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토지주, 사업시행자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 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재생사업이다. 사업시행자인 아르고스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후 운영 등 전반을 주도해 진행한다. 시는 이 과정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보행·가로환경 등 주변 인프라를 통합정비하는 등 행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1979년 대선제분 공장 전경 (제공: 서울시)
1979년 대선제분 공장 전경 (제공: 서울시)

1단계 사업은 대선제분 전체 23개 동 중 14개 동(1만 3256㎡)이 대상이다. 리모델링(증축), 구조보강, 보수작업 등을 추진해 8개 동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시민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인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 상업시설과 전시장, 역사박물관, 창업지원공간 등 공공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시는 대선제분 공장 주변 보행로 등 주변 인프라를 통합 정비한다. 시민들이 영등포역(1호선), 문래역(2호선)을 통해 대선제분 공장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로환경 정비도 진행한다. 1단계 사업은 다음달 중 착공, 내년 하반기에 공사가 완료돼 시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대선제분 공장 재생 2단계 사업은 대선제분 대규모 구조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내용으로 시가 장기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서울 도심 내에 위치한 80년이 넘은 공장으로 과거의 원형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소중한 산업유산”이라며 “산업화 유산의 원형을 살리고 문화의 가치를 덧입힌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플랫폼이 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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