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김동연 부총리에게 가상화폐 관련 정부의 조치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2.1
1월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김동연 부총리에게 가상화폐 관련 정부의 조치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2.1

文정부와 대립각… “전체주의 운동권 좌파로 권력 교체”
‘한국당 이적설’ ‘보수 정치인 존재감 부각’ 등 해석 분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보수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잇따른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 의원이 과거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현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데 대한 분분한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19대 총선 때는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20대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2번 당선됐다. 민주당 시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노조 활동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활동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대선 전인 지난해 4월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했다. 이 의원은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우리 정치를 바꾸는데 누가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돕기로 했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 문재인 정부와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보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이 의원은 5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운동권이 집권세력의 주류이고, 이전 정권의 탄핵으로 정권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집권을 하다 보니까 운동권 특유의 ‘나만이 정의와 선이다. 그리고 상대는 적폐이고 궤멸의 대상이다’ 이런 절대적 사고에 빠져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최근 정의의 이름으로 언론, 사법부,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자유를 억압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가짜뉴스’ 대책, 소상공인 연합회에 대한 사찰 의혹,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원전 건설 중단 논란 등을 해당 사례로 열거했다.

그러면서 “결국 권위주의 우파 이후에 전체주의 운동권 좌파로 권력 교체된 것밖에 아니지 않느냐”며 “(문재인 정부가) 권력남용 문제로 집권했는데, 또 다른 권력남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 시찰에 대해선 지난 4일 “예를 들어 어느 정부부처 홈피에 장관 동향이나 발언 혹은 부처 정책 방향을 올리면 모를까 거기에 ‘장관 보좌관’ 현장시찰 동영상을 올린다는 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이런 국기문란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함께 설치를 추진하는 특별재판부에 대해 이 의원은 “사실상 인민재판부”라고 비난했다. 이어 “발상이 놀랍다. 어떻게 국회나 시민단체가 재판부를 구성할 생각을 하냐”면서 “헌법이 규정하는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박정희 전(前)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통해 보수 정치인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일요서울 TV ‘주간 박종진’에 출연한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이런 행보를 두고 자유한국당 이적설을 제기한다. 그가 최근 자신의 고향인 부산 영도에 자주 방문한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부산 영도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런 해석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에 대해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은 지역구나 당선에 대한 고민보다 큰 싸움을 해야 할 때”라며 “지금 보수 분열을 봉합해서 결집하지 못하면 어차피 (당선이)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한편에선 이 의원이 보수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내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해서 바른미래당과의 보수대통합이 현실화할 때, 이 의원이 행동에 옮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反)문재인 정부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 야권의 정치인으로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의 최근 행보를 놓고선 평가가 엇갈린다.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의원은 그런 말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대중의 반응이 뜨겁고, 거기에 대한 관심이 크고, 찬반이 큰 것”이라며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을 “천재적 인물”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인지도, 네임밸류는 굉장히 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이 의원의 최근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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