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대표작 ‘아저씨’ 아직 못봐

보면 소리지를 것 같아요

나와 많이 닮은 ‘유진’

정말 내 19살 보내는 기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009년 62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에서 남을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 ‘아저씨’는 배우 김새론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이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여행자’에 캐스팅된 김새론은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한국 배우 최연소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후 김새론은 ‘아저씨’를 통해 어린 나이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국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대표작이지만 정작 그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

“아직 미성년자 신분이라 ‘아저씨’를 보지 못했어요. 사실 TV에서 방영해 볼 기회는 몇 번 있었는데 다른 재미있는 TV 프로그램 보게 되고, 영 내키지 않더라고요. 20살이 된 후 극장 하나를 빌려서 가족, 친구, 팬들과 ‘아저씨’를 관람하고 싶어요. 과거의 제 연기를 보고 소리 지를 거 같긴 하지만요(웃음).”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 개봉을 앞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새론이 이같이 말했다. 영화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다. ‘유진’ 역을 맡은 김새론은 사라진 여고생 ‘수연(신세휘 분)’을 찾아 나서며 성인 못지않은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유진’이는 제 10대의 마지막을 종지부 짓는 캐릭터예요. 지금의 저를 담고 표현할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는데 그때 ‘유진’이가 저한테 다가왔죠. 나이나 성격 등 비슷한 점이 많아 꼭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영화를 보니 진짜 19살의 저를 보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간 김새론은 미스터리나 스릴러 등 전체적인 톤이 어두운 작품을 많이 했다. 실제로 만난 김새론은 극의 캐릭터와 다르게 밝고, 긍정적이었다. 실제 19살 여고생인 김새론은 “같은 입장인 유진이를 연기하는 게 좋았다. 솔직하고 자기의 생각대로 행동해나가는 성격이 저와 비슷하다”며 “유진이의 사소한 대사나 소녀다운 감성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 영화가 끝난 후 제 친구들이 저보고 ‘유진이 꼭 너 같다’고 말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이 같은 점은 성인 남자인 임진순 감독에게도 도움이 됐다. 임 감독은 김새론과 의견을 교환하고 상의하는 방법으로 요즘 10대 청소년다운 유진이를 만들어 냈다. 김새론은 “‘이거 너무 아저씨 같니’ ‘요즘 애들은 이렇게 말 안 하지’라며 대사를 많이 물어보셨다. 그런데 문제는 저도 요즘 말을 잘 모르겠더라”며 “같은 상황이라도 어른과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화낼 때 주로 무슨 말을 쓰냐’ ‘만약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너는 어떤 걸 느끼겠느냐’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친구들과의 추억을 이용해 감정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새론은 “유진이는 큰 특징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다. 우정 때문에 자기 위험을 감소하는 캐릭터”라며 “제 친구들한테 도움을 요청 많이 했다. 추억이나 과거 얘기를 하는 장면에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우리 웃겼던 일 뭐 있었지’ ‘우리가 어디 가봤었지’ ‘뭐 때문에 싸웠지’ 하면서 기억을 가져와서 생각하다 보니 더 이입되더라”고 회상했다.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실종된 소녀 찾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한 배우 김새론. (제공: 데이드림)

 

유진이는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수연이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전사가 많지 않아 연기하는 배우도 힘들었을 터. 김새론은 “시나리오에 유진이의 대한 설정이 그 이상 없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서로 의지하며 현장에 많은 대화를 통해 유진이의 성격과 말투를 잡아갔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편집됐는데 수연이와 유진이가 서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장면이 있었다. 둘은 친구 이상의 자매이며, 가족을 넘어선 관계다. 유일한 버팀목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유진이가 수연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 나선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새론은 흔히 말해 ‘잘 자란’ 배우 중 하나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지만 그는 오히려 평온하다. 김새론은 “훨씬 이전에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시기에 대해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다가 과도기에 너무 집착하고 연연해서 발목을 잡는 나를 봤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역,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를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게 잘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거에 너무 얽매이면 될 일도 안 된다”며 “선배님들한테도 여쭤봤는데 어른이 되려고 하거나, 너무 보여주지 말고 그냥 똑같이 하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늘 부담스럽죠. ‘잘 자랐다’고 얘기해주시니 좋은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할 때보다 수용 범위가 넓어졌고, 전엔 두루뭉술하게 느낀 걸 이젠 해보고, 경험하고 싶어요.”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