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인 스타크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자비스’를 불러 여러 가지 일을 시키고, 명령할 때 목소리로,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눈다. 굳이 키보드를 치거나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고 기계와 대화로 소통이 가능한 영화 속에서의 장면이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진전은 IT업체를 중심으로 집중 소개되고 있는 인공지능형 AI스피커의 활발한 출시 및 개발활동이라 할 것이다. 국내외의 대표적 통신·IT서비스 업체인 KT, SKT, 애플 등과 포털사업자인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은 물론, 지난주 소개한 아마존까지 본 산업에 뛰어들어 경쟁적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출시된 SKT의 AI스피커인 ‘누구(Nugu)’는 처음 출시 때는 음악전문포털인‘멜론’을 통한 음악감상만을 활용하는 제한적 형태였으나, 휴대폰과 연동해 댁내에서 잠깐 분실한 폰의 위치를 찾아내거나, 폰에 저장된 개인 일정을 읽어주는 기능 등으로 기능을 확장했으며, 피자나 치킨배달 등 생활편의 기능을 한다든가, YTN이 제공하는 뉴스 등도 들을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KT의 경우 SKT보다는 몇 개월 늦은 2017년 1월 AI스피커와 인터넷TV를 함께 결합한 셋톱박스인 ‘기가지니(Giga Genie)’를 출시했다. KT의 IPTV브랜드인 올레TV와 음악, 교통, 생활정보를 제공하며, 여기에 카메라까지 탑재해 댁내 간이보안용 CCTV로도 활용이 가능하게끔 제작했다. 오디오 전문 브랜드인 하만카돈(Harman Kardon)과 제휴 협력해 고품질의 사운드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토록 개발했으며,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핑크퐁으로 ‘영어따라하기’도 가능하게 해 유아를 보유한 고객들에게 친밀감과 교육적 효과도 더하게 했다. 

위 두 국내 AI스피커와 거의 동일한 시기에 구글이 개발한 AI스피커인 ‘구글홈(Google Home)’은 구글의 AI시스템인 ‘구글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피커로, 음성을 인식해 음악이나 일정, 메시지 전송, 와이파이, 조명 등 기본적인 기능들을 수행한다. ‘구글어시스턴트’는 인공지능 비서 시스템으로 2016년 상반기 개발됐으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안드로이드와 iOS운영체제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서비스이다. 애플의 경우에는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질문하면 그에 따른 답변을 하고 웹 검색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인, 자사의 AI서비스 ‘시리’를 탑재한 ‘홈팟(Homepod)’을 출시해 약 20개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Cortana)’는 2014년 상반기에 MS 윈도우폰용 AI개인비서 용도로 제작됐는데, MS 측은 하만카돈 측과 제휴해 본 코타나를 탑재한 AI스피커인 ‘인보크(Invoke)’를 최근 출시했다. 360도 무지향성 스피커로 방향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기거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며, 가격도 애플의 홈팟보다 절반 이상 저렴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인터넷상거래 중심에서 최근에는 자신들이 보유한 막강한 클라우드 기반과 전자상거래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작금의 화두인 인공지능 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중 AI스피커는 당시에는 거대 통신사들도 기초 연구를 시작한 즈음인 2014년 세계 최초로 ‘아마존에코’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본 AI스피커는 ‘알렉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인공지능 두뇌를 탑재하고 있다. ‘알렉사’는 구글의 인공지능 개방형 서비스 프로그램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이는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응용 프로그램을 코딩해서 웹브라우저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마존은 알렉사에 자체 기술력을 더해 고도화시키고, 튜닝을 반복해 더욱 가치 있는 인공지능으로 발전시켰으며, 우리나라의 엘지전자나 독일의 폭스바겐같이 전 세계 굴지의 업체들이 ‘알렉사’를 냉장고와 차량 등에 마치 음성비서와 같이 장착하면서 그 가치를 더해 나가고 있다. AI스피커로 출발한 기계와의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플랜이 이제 급속히 진행되어 기계와 인간의 공존이 자연스러워질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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