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천지일보

김동희 건축가
건축을 하는 영화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구축된다. 자신의 의지가 현실화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달에 가기 위한 닐 암스트롱의 도전기라기보다는 그 갈등과 의지를 그려냈다.

퍼스트맨은 거짓말과도 같은 결말에 대한 도전기를 보여준다. 무모한 도전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래서 고뇌하는 건축가의 모습과 흡사하다. 아폴로 11호가 성공할 때까지 수많은 희생과 도전은 거짓말 같다. 하지만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강한 의지와 신념은 결과를 만든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에 집중한다.

건축가 또한 매번 무모한 도전을 자처한다. 안전하고 무사히 별 탈 없게 훌륭한 건축이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 거짓말 같은 희망사항을 매 프로젝트마다 다시 시도한다. 그 자체가 거짓말 같은 반복을 계속하는 것이다. 거짓말 같은 일의 연속이다. 암스트롱의 달 착륙은 지켜보는 사람의 믿음도 중요했다. 우주 저 끝에나 있을 법한 믿음을 가지는 일은 자신에 대한 불굴의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어쩌면 마음속에 없던 하느님도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불굴의 의지는 결과를 만들고 믿음을 재생산한다. 반대로 수많은 희생이 헌납된다.

가족과의 소홀함, 직원들과의 부조화를 극복해야 하며 시공사의 몰이해를 설득이나 강조를 통해서 돌파해야 하는 것까지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것은 그림자처럼 사라져야 한다. 클라이언트의 기대치는 어깨를 절로 무겁게 만든다. 그것이 참된 건축의 일반적인 절차다. 하물며 건축설계를 잘 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물리적 금전적 상황은 피할 수도 없다. 마치 맨 땅에 집을 짓는 것처럼 유에서 무를 만들어내듯 마무리된다. 

저 우주 끝에나 있을 법한 악랄한 자기와의 싸움만이 좋은 건축을 만든다는 기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이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면 건축은 세트장이나 다름없다. 건축가는 매번 퍼스트맨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