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미술을 전공했지만 동양화의 ‘여백美’를 사랑하는 자유로운 감성 화가 김영세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림은 그리는 사람 ‘마음’을 담는다…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관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내 그림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행복함을 느낍니다.”

그림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미술감독이자 화가인 김영세 씨가 한 말이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던 날 경희궁의 아침 어느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김영세 씨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물의 색깔이나 모양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됐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화가, 작가, 선생님…. 그에게는 수식어도 많이 붙는다. 이를 테면 그림만 온전히 그릴 때엔 ‘화가’ 아트 디렉터(미술감독)나 미술 연구를 할 때엔 ‘작가’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칠 때엔 ‘선생님’이라 불린다.

5년에 한 번 개인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때로는 작가라는 호칭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는 그림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그가 작가라서 개인전을 열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일부 지배적인 생각이 싫기 때문이다.

▲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운 피부를 가진 그에게서 동화같은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본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영세 화가.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유로우면서 아름다운 상상력이 풍부한 그는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요즘 학원에서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것만 배우는 아이들을 볼 때 많이 아쉽다”며 “그림을 그릴 때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그릴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인 즉 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하얀 바탕 위에 어떻게 그려내고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학원에서 미술을 배운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시하는 대로 똑같이 배워서 사과를 그리더라도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사과를 그립니다. 그만큼 정형화돼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학원을 다니지 않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표현력이 아주 풍부합니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말하는 그는 고정된 시야에서 그려지는 그림이 아닌 자신의 마음에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리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몇몇의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정형화 된 사고부터 지우는 수업을 먼저 한다. 그만큼 어렸을 때부터 (틀에 고정된 것보다) 자유롭게 표현하는 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양화 작품에는 많은 여백이 있다. 그는 섬유미술을 전공했지만 자신의 작품의 관건은 ‘여백’이라고 강조했다.

“여백이 주는 자유롭고 시원한 청량감 같은 느낌을 체험하면 저절로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합니다. 여백을 통해 복잡한 세상 가운데 사는 사람들에게 순간적인 자유로움과 청량감을 어떻게 나눠 줄 것인지 항상 고민합니다.”

자유로운 청량감.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해 느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만도 않다.

▲ <봄은 오네> 30 x 50 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0 - 김영세 作

오는 11월 17일에는 그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미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개인전을 열고 한국에서 1회 작품 전시를 했던 그는 이번 개인전을 포함하면 16년 동안 개인전 4회를 연 것이 된다.

그가 이번 전시에 바라는 것 또한 자유로움과 시원함, 평안함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림 속에 표현된 ‘희로애락’을 느끼고 ‘여백’을 마음에 담아 ‘평안’한 삶을 살길 바라는 작가의 뜻이 그대로 전달되길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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