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사우디 국왕 명령은 아닐 것”… 사우디와의 관계 고려한 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이었던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 사우디 정부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자말 카슈끄지 피살에 대해 답해야 할 많은 질문이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카슈끄지 피살 명령이 사우디 정부의 최고위층에서 지시한 사실임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18명의 용의자가 사우디에 구금된 사살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카슈끄지를 죽인 뒤 떠나라’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터키에 왔다는 것도 안다”고 전했다.

그는 사우디 당국의 진실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을 밝혀달라고 사우디 당국에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만약 이런 잔혹한 행위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다면 그들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며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보안 당국자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는 피살 사건 배후 신원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이번 피살 사건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연관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나 사우디와의 우방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을 거라고는 단 한 순간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자국의 수도인 이스탄불에서 일어난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 “사우디가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라며 “터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사건 발생 3주 뒤인 지난달 23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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