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보도되면서 예멘 내전의 참상을 사진으로 알렸던 7세 소녀 아말 후세인. (출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뉴욕타임스에 보도되면서 예멘 내전의 참상을 사진으로 알렸던 7세 소녀 아말 후세인. (출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예멘인구 절반 1400만명 생사 위기”

[천지일보=이솜 기자] 내전과 기아로 인구 절반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예멘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최근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진으로 예멘의 비참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렸던 7세 소녀도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언론에 따르면 NYT 사진 보도로 지구촌의 관심을 받은 예멘 소녀 아말 후세인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NYT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전쟁의 비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쟁으로 인한 기근으로 쇠약해진 아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몸으로 병원에 조용히 누워있는 아말의 모습을 담았다. 이를 본 독자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기부금을 보내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말은 결국 병원에서 퇴원한 후 한 난민수용소에서 숨을 거뒀다.

예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예멘 보건부가 사망사실을 발표했고 후세인 가족도 이를 확인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정부와 이란이 후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의 갈등으로 발발했다. 하지만 2015년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사우디 연합군이 개입하며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3년간의 내전으로 현재까지 1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항구도시에서 교전이 이어지면서 예멘은 심각한 기근 위기에 처했고 콜레라와 같은 치명적 전염병까지 창궐하면서 황폐해지고 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사우디가 민간인들을 폭격하는 점을 비판하며 사우디가 예멘을 봉쇄한 탓에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14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이에 그간 사우디를 지원한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예멘에 휴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말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이날도 국제기구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신화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시급한 조치가 없으면 예멘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최대 1400만명이 몇 달 사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중요한 기간시설과 인구밀집 지역에서의 폭력을 중단하고 식량, 연료를 비롯한 생필품의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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