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재임기간 중 공정거래위원회 전·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재임기간 중 공정거래위원회 전·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퇴직자·예정자 현황 정보 축적

“50대 중반부터 재취업 관심”

“기업에 채용 종용한 적 있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직 인사담당자가 퇴직 간부들의 재취업과 관련, 공정위 출신에 대한 수요가 있어 퇴직예정자를 관리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전직 공정위원장 등 간부들의 관련된 공판에 출석한 전직 공정위 운영지원과장 배모씨는 “기업에서도 공정위 출신을 원하는 수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배씨는 운영지원과장이던 2009년 실무 책임자로서 공정위 퇴직자들이 직급에 맞는 자리를 기업에서 찾아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게 지원하고 그 추천요건 등을 정리한 문서를 작성했다.

이 문건에 대해 배씨는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집단에 공정위 직원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 저렇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원하지 않는데도 억지로 취업시켜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기본적으로 공정위(직원)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는 생각했다”고 같은 답변을 내놨다.

배씨는 재직 당시 퇴직자와 퇴직이 임박한 직원들의 현황을 여러 방면으로 파악해 관리해왔다고 인정했다.

이어 “누가 나가 있는지 전 직원이 다 안다”며 “보통 2~3년 있다가 재계약하거나 퇴직하니까 나이가 50대 중·후반인 사람들은 특히 관심을 갖고 후임으로 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이 다 정보로 축적된다는 것이 배씨의 설명이다.

그러다가 새로운 자리가 날 때가 되면 퇴직 예정자들은 ▲직접 기업에 접촉 ▲인사담당자에게 접촉 ▲사무처장 등 윗선에 부탁하는 등 세 가지 정도의 루트로 재취업 전선에 뛰어든다고 진술했다.

배씨는 “직접 기업의 대관 담당자의 연락처를 구해 퇴직 예정자를 채용할 것을 종용한 적도 있다”고 시인했다.

이런 일을 할 때 가급적이면 정년이 2~3년 이상 남은 이들을 기업에 추천하고, 직급이 높은 이들을 우선 추천하는 기준이 있었다고 배씨는 소개했다.

이를 두고 배씨는 “정년보다 일찍 나가면 인사 숨통이 빨리 트인다”며 “아무래도 상위 직급이 퇴직하면 더 많은 인원이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만든 문건 등은 자신의 선에서 참고용으로 작성했을 뿐이라면서도, 위원장·부위원장이나 사무처장 등 윗선에 구두 보고했을 수는 있다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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