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김정은 방중 요청인 듯
김정일, 후진타오 주석 방북 요청

(베이징=연합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초청한데 이어 후 주석은 김 위원장을 포함한 '새 지도부'의 방중을 요청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중인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날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북한의 새 지도부가 편리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해달라는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 지도부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위원회 위원 타이틀로 지도부 반열에 공식 등극한 김정은도 포함돼 중국이 김정은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된다.

중국의 이런 메시지는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8일 "북한 노동당의 새 지도체제와 함께 협력 정신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후 주석이 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조(북중) 우의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김 위원장도 회담에서 저우 상무위원에게 "조중(북중)은 고위층이 상호 방문하는 좋은 전통을 계승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본인을 비롯한 중앙 영도집단 구성원들은 중국에 자주 가보고 싶다"며 후 주석의 방북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중 양국은 정치 면에서 상호신뢰의 전범을 구축해야할 뿐 아니라 경제 면의 상호협력에서도 전범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부단히 경제협력 분야 수준을 높여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을 언급하며 경제안정을 유지하면서 빠른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면에 등장한 것을 가리키는 듯 "얼마 전 열린 당 대표자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젊고 실력 있는 동지들을 중앙 영도집단으로 받아들여 중앙 영도기구를 완비하게 되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이 서로 최고 지도자를 초청하면서 조만간 양측의 교차 방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올해들어 5월과 8월에 각각 방중한 터여서 순서상으로는 후 주석의 방북이 먼저 이뤄지고, 그 다음에 김 위원장과 김정은을 포함한 새 지도부가 방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북한 새 지도부 방중 초청은 김정은을 사실상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인정하는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저우 상무위원은 회담에서 "3일이라는 짧은 방문 기간 4차례나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조선노동당과 정부가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는 중조관계가 역사적으로 고조에 오른 한 해로 김 위원장이 4개월 새에 두차례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총서기와 공통 관심사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며 공통 인식에 도달했다"면서 "중국 당과 정부는 조선과 더불어 부단히 중조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며 공동발전을 실현하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공산당은 곧 열릴 17기5중전회에서 향후 경제사회발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조선의 동지들과 서로 귀감으로 삼아 공동으로 사회주의 건설의 길에서 새 진보를 일궈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는 중국측에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쑨정차이(孫政才) 지린(吉林)성 당 서기, 류훙차이(劉洪才) 주북 중국대사가, 북한측에서는 강석주 내각 부총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영일 당비서 겸 국제부장 등이 배석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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